전기차 41년간 생산하면 ‘리튬' 고갈…포스코, 배터리 소재 한계 도전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배터리 셀에서 양극제가 차지하는 원가비중은 30%, 양극제에서 리튬에 할당된 원가 비중은 45% 수준으로, 리튬은 생산도 어렵고 매장된 부존량이 한정됐지만 배터리에 중요한 핵심 소재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인터배터리 2023과 함께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의 첫 연설자로 나서 ‘배터리 핵심 광물 및 소재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리튬의 중요성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리튬은 배터리를 이루는 구성 요소 중 양극제 부분의 핵심 소재로 분류된다. 리튬은 가볍고 무르며, 반응성이 높고 전기전도성이 높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의 충전과 방전에 용이했다. 예를 들어 이미 상용화된 테슬라 모델S와 GM 볼트, 테슬라 모델Y를 살펴보면 리튬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지 알 수 있다.
배터리를 이루는 핵심 소재로 리튬이 지목되고는 있으나 부존량이 그리 크진 않다. 지구상에 리튬은 약 0.006% 수준으로 매장량은 다른 원소 대비 약 33번째 위치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지질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탐사를 통해 이론적으로 리튬의 부존량은 약 5억2100만톤 수준으로 확인됐다.
박재범 수석연구원은 “5억2100만톤이라는 리튬의 부존량은 올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판매량 8500만대를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전기차만 100% 판매한다는 전제로) 약 153년동안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부존량 전부가 채굴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기술 측면에서 채굴이 가능한 리튬의 매장량은 5억2100만톤에서 1억3832만톤에 불과하다. 만약 같은 가정을 한다면 전기차를 약 41년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채굴이 가능한 매장량일뿐 실제 채굴하고 있는 리튬의 양은 또 적어진다. 탐사를 통해 발견한 리튬 매장량에서 실제로 채굴하고 있는 수량은 0.5% 수준이다. 약 70만톤이 생산되고 있는 상태다. 기술적인 벽이 있겠지만 생산 리튬량은 1%도 채 되지 않는 수준인 셈이다.
물론, 리튬은 탐사를 통해 더 많은 매장량을 발견할 수도 있고, 기술발전에 따라서 채굴 한계를 넘어 캐낼 수 없는 곳에서 생산이 가능할 수도 있다. 실제로 측정된 리튬의 부존량은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
박 수석연구원은 “미국 지질조사 보고서를 통해서도 2021년 대비 2022년은 리튬의 부존량이 10% 정도 늘었다”라며, “탐사가 성과를 거두면서 부존량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는데, 2021년만 하더라도 리튬 부존량은 4억7300만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리튬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서는 다양한 기업들이 6개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지역의 면적은 여의도의 4~30배에 달할 정도로 넓다. 포스코홀딩스 또한 이중 아르헨티나 옴브레무에르토 염호 지역에서 리튬 생산공장을 구축 중이다.
그는 “리튬 트라이앵글 지역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건조한 지역으로 자연 증발법이 유리하기도 하며, 리튬의 농도가 높다”라며, “칠레 아타카마 지역은 리튬의 함유량이 높은데 불순물이 많고, 볼리비아는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지 않다는 성질이 있어 그에 맞춰 생산하고 있으며, 리튬 채굴이 어려운 높은 해발에서 생산 방식을 찾는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대체적으로 이 지역에서 염수를 통해 리튬을 얻고 있다. 4개월 정도 자연증발 과정을 거치고 촉매제를 통해 인산리튬과 탄산리튬이라는 중간재를 생산한다. 하공정 처리를 거쳐 수산화리튬을 최종 생산한다. 광석 채굴을 통해서도 리튬을 얻는데 채광을 통해 얻은 원석을 파쇄하고 분쇄하는 전공정을 거쳐 생성된 황산리튬과 탄산리튬을 하공정을 거쳐 수산화리튬으로 가져온다.
박 수석연구원은 배터리 재활용을 통한 전통적 벨류체인의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리사이클은 Co2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이 적어 친환경에 유리하다”라며, “1세대 전기차가 폐차되는 2025년부터 많아질 것이며 리사이클 수량이 역전되는 때는 2029년정도, 리사이클을 통해 얻는 메탈의 양은 2030년 약 10% 정도 수준으로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튬은 염수와 광석이 통상적이지만 진흙이나 지열, 폐유전, 해수 등에서도 추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박 수석연구원은 “염수의 리튬은 0.71ppm 수준으로 염수의 2000ppm과는 차이가 너무 크긴 하지만 기술과 경제성이 확보된다면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극제와 달리 음극제에 대한 변화도 진단했다. 무엇보다 실리콘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소재 에너지 밀도를 보면 흑연 대비 실리콘은 10배 가량 더 효율적이고 충전속도를 높일 수 있기는 하나 충방전을 거듭하면서 발생하는 스웰링(부푸는 현상) 등의 안정성을 잡아야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라며, “실리콘이 10% 정도 쓰이게 되면 35% 가량의 에너지 증가 효과가 있고, 100% 대체하게 된다면 360%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긴 하지만 현재는 안정성 때문에 화합물의 형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성뿐만 아니라 가격도 흑연 대비 10배 비싸기 때문에 감내할 수 있는 고급 세단이나 포르쉐 타이칸과 같은 스포츠카 등에 쓰였다”라며, “음극제가 전체 전기차에서 361달러 정도 비용이 발생되지만 10%의 실리콘을 섞게 되면 646달러로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수석연구원은 ESS와 저가 전기차를 대체할 수 있는 ‘소디움’도 언급했다. 소디움의 대중화에 따라 LFP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전해질이 고체화되는 전고체 배터리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며 궁극적으로는 음극제가 실리콘을 거쳐 리튬메탈로 발전할 수 있게 된다”라며, “리튬이 양극제에서만 썼는데 전해질이 고체화되면서 리튬의 쓰임새도 넓어지고 kW당 리튬메탈의 리튬 비중이 27~45% 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배터리 연대기’라는 주제로 원자재-소재-제조-어플리케이션-재활용·재사용까지 배터리 전주기에 대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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