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수문제? 미래도 없다"…반도체학계, K칩스법 국회 통과 호소
[디지털데일리 김문기 기자] “반도체 제조강국 코리아의 위상이 익숙할지도 모르지만, 중대한 기로에서 이대로 현재에 안주한다면 미래 우리 반도체 산업은 과거의 영광으로 끝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이 ‘국가안보'를 명목으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을 삼키기 위한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시행을 본격화하면서, 그에 따른 출구전략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생산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이 국회 정쟁으로 인해 이달 통과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수출에서 반도체 분야는 20%에 가까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월 수출증감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29.9%, 12월 29.1%에 이어 올해 1월 44.5%, 2월 42.5%나 감소한 상태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으로 인해 양측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다라 일개 기업이 미국 정부와 원만한 협상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나라 정부가 직접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첨단 제품의 국내 생산 내실화 역시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우호적인 제3국으로의 생산기지 다변화가 요구되지만 그보다 먼저 국내 생산능력을 배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정부가 올해 제출한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꼽힌다. 일명 K칩스법으로 불린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반도체 시설 투자에 대한 기본 공제율을 대기업 15%, 중소기업 25%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대기업은 8%, 중소기업은 16% 수준이다.
이같은 배경으로 인해 반도체 학계가 나서 K칩스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선 셈이다.
반도체 학계는 현 상황에 대해 “바람 앞의 등불처럼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같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미·중 패권경쟁을 시작으로 반도체산업이 국가안보차원에서 재조명되고, 주요 경쟁국은 반도체 산업의 자국화를 내세우며 국가적 지원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메모리반도체 기술패권을 장악했던 미국, 유럽, 일본 등 반도체 선발국의 글로벌 반도체전쟁 참전은 반도체 역사상 전례없는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라며, “오늘의 영광은 지난 50년간 정부, 기업, 학계가 힘을 합쳐 피땀으로 일궈온 산물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각의 반대에도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반도체 학계는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것이 대기업 특혜, 부자감세라는 이념적 생각은 멈춰야 한다”라며, “우리 반도체 산업은 국부산업이며, 우리의 생존을 지키는 안보산업으로, 반도체 산업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의 후배와 후손들을 위한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반도체 학계는 “현재의 세수가 문제라면 미래의 세수는 아예 없어질 수도 있으며, 대기업 특혜가 문제라면 미래에는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사라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며, 미래 패권국가의 기본 조건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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