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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성장+수익’ 다잡은 쿠팡, 이제 전통 유통강자와 경쟁

이안나
- 쿠팡 지난해 매출 26조5917억원·영업손실 1447억원
- 이커머스 넘어 전체 유통시장 ‘톱3’ 경쟁 본격화
- 수익성 개선 기조도 지속…연간 흑자 청신호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사상 최대 연매출, 2분기 연속 1000억원대 영업이익 흑자. 쿠팡이 지난해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며 온·오프라인 커머스 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쿠팡은 연간 영업적자를 1년만에 10분의1로 줄여 올해 연간 흑자 가능성을 높였다. 매출 역시 26조원을 돌파하며 신세계·롯데 등 ‘전통 유통강자’들과 견주는 수준이 됐다.

쿠팡이 1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022년 연간 및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매출은 26조5917억원(205억8261만달러·연환율 1291.95)으로 전년대비 26% 늘었다. 달러 기준 매출도 12% 늘며 20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이는 역대 최대 매출이다.

주목할 점은 영업적자 대규모 감소다. 쿠팡 지난해 영업적자는 1447억원(1억1201만달러)으로, 1년 전과 비교해 92% 줄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도 1189억원(9204만달러)으로 전년과 비교해 93% 감소했다. 특히 연간 조정 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4925억원(3억8121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 1000억원대 흑자를 낸 쿠팡은 올해 연간 흑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지난해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실적 개선을 이룬 비결로 기술 인프라와 공급망 최적화, 자동화 등 운영 개선을 꼽았다. 그는 “쿠팡에서 자동화가 가장 많이 이뤄진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물류센터 대비 2배 효율성을 보여준다”며 “자동화 수준을 높여 효율성을 증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쿠팡은 향후 성장성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아직 온·오프라인 전체 유통시장에서 쿠팡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이유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통시장은 602조원 규모다. 지난해 쿠팡 매출이 26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유통 시장에서 쿠팡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4.4% 정도다.

즉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을 넘어 전통 유통강자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 중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신세계·롯데 등 주요 기업 지난해 유통사업 매출을 합산하면 신세계 계열(이마트·백화점·편의점·이커머스 등)은 30조4602억원, 롯데 계열(롯데마트·백화점·이커머스 등)은 15조70억원이다. 602조 유통시장에서 점유율은 각각 5.3%, 2.5%로 쿠팡이 중간에 위치한다.

김범석 창업자는 “대부분 오프라인 중심 유통 시장은 여전히 가격도 높고 상품도 제한적”이라며 “고객에게 더 다양한 상품군, 더 낮은 가격, 특별한 서비스를 만들면 향후 수년간 유통시장에서 쿠팡이 상당히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팡 활성고객(분기 내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고객)은 정체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활성고객은 1811만5000명으로 전년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가 엔데믹 전환과 함께 이용률이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 거라드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프로덕트 커머스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부문 활성고객 수는 전년대비 5% 증가한 점을 볼 때 쿠팡이츠 사업의 부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쿠팡은 충성고객 지표로 언급되는 유료멤버십 가입자 수가 1년간 200만명 늘어난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해석했다. 2018년 10월 서비스 출범 후 4년만에 회원 1000만명을 돌파한 셈인데, 이들 소비액과 구매 빈도는 일반 회원보다 2.5배 높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이중 신선식품 등 온라인 장보기에서 성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쿠팡프레시’를 이용하는 고객 비중은 4분기 활성 고객 3분의 1에 그친다. 쿠팡 20개 카테고리 가운데 9개 이상 카테고리에서 구매한 소비자는 20%에 불과해, 상품군 확대 역시 초기단계로 보고 있다.

물론 신세계·롯데 유통사업 부문들과 달리 쿠팡은 여전히 연간 적자 상태에 있다. 수익성 측면은 전통 유통강자들과 비교해 약점이다. 다만 쿠팡은 지난해 2분기 연속 흑자 달성을 시작으로 올해 비용절감 기조를 유지하며 연간 흑자를 목표로 삼았다.

지난해 4분기 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부문 조정 EBITDA 손실은 2901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다음 단계로는 현금 흐름에서 흑자를 창출하는 것이다. 조정 EBITDA 마진율은 기존 4%에서 장기적으로 10% 이상 상향조정하기도 했다.

아난드 CFO는 “여러 신사업에 지난해 초 예상한 2억달러 정도를 1년간 투자했다”며 “장기적으로 더 많은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초기 단계 사업에 투자 중이며 신사업 분야 손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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