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삼기이브이, 韓 배터리 3사 잡는다…美 진출 임박

김도현

- 김치환 삼기이브이 대표 인터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경쟁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양산 능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 인프라 구축 계획도 있는 만큼 회사 지위는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3일 코스닥 상장한 삼기이브이의 김치환 대표<사진>는 이같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기이브이는 삼기의 자회사다. 참고로 삼기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전문업체다.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이란 쉽게 말해 알루미늄 금속을 녹여 다이에 부어서 찍어내는 가공법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현대자동차 등에 엔진과 변속기 등 부품을 공급한다.

삼기이브이는 ‘엔드플레이트’라는 소재를 다룬다. 엔드플레이트는 2차전지 셀 하우징 양쪽 끝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경량 알루미늄 부품이다.
김 대표는 회사의 강점을 ▲생산능력 ▲품질관리 능력 ▲2차전지 R&D 역량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양산 측면에서는 모회사로부터 축적된 고진공 다이캐스팅 기술이 우수하다. 이는 2차전지 부품의 경량화와 밀도 부문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공법”이라며 “내부결함을 줄여 전기차 관련 사고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차량 사고가 탑승자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특히 전기차는 화재 이슈에 치명적인데 엔드플레이트는 물리적으로 셀을 보호하는 최후 보루 역할이자 외부 충격 및 내부 셀 팽창 시 다른 모듈로 손상을 확산하는 것을 막아준다.

품질관리 분야에서는 높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딥러닝 알고리즘 검사 시스템, 비파괴 CT 스캔, 비접촉 3D 스캔 등 솔루션을 도입해 제품 내외부 불량을 사전에 정밀하게 검증 및 측정하고 있다”면서 “업계 처음으로 레이저 용접 시험을 적용해 품질 최적점을 체크하고 관리 중”이라고 강조했다.
R&D 관련해서는 자체 기술연구소를 내세웠다. 그는 “연구소를 접점으로 셀 메이커, 완성차업체와 빠르고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며 “역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고객사들에 제안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현재 삼기이브이 최대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이다. 이외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마세라티, 포드 등에도 납품 중이다. 김 대표는 “고객들에 제공하는 엔드플레이트는 물리적 2차전지 안정성 강화라는 용도와 목적은 동일하나 각사 플랫폼에 따라 크기, 길이, 두께 등이 다르게 제조된다”고 말했다.

고객사 확대도 준비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 외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과 논의 중이다. 이르면 1분기 내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늘어나는 공급 물량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현지 대응 차원에서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기존 국내 공장 2곳(서산·평택)을 합친 규모보다 약 3배 넓은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이곳은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 생산거점과 인접한 것이 장점이다. 김 대표는 “현재 주정부와 관련 내용을 조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같은 맥락에서 삼기이브이는 이달 초 코스닥에 입성했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한 자금은 미국 공장 건설 등에 투입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삼기이브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매출액 1169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22년은 이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표는 “2025년 매출 2950억원 목표”라며 “2027년에는 북미 법인 단일 매출로만 3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엔드플레이트 이외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하우징, 원형셀 모듈 부품, 에너지 밀도 향상 극대화 부품, 열 폭주 안정성 강화 부품, 차세대 2차전지 냉각 부품 등을 신규 아이템으로 준비 중이다.

한편 김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 학사, 미국 펜실베니아대 MBA 등을 졸업했다. 모건스탠리 IBD 등에서 근무한 뒤 삼기 및 삼기이브이 대표를 이끌고 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