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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총수 지정 가능해질까…공정위, 동일인 기준 개선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미국 국적을 가진 쿠팡 김범석 의장이 국내 대기업 총수로 지정될 수 있을까.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추진한다.

26일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주요 업무추진 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경제 여건에 부합하도록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 마련을 위해 공정위는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와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공정위가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준 마련을 착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쿠팡이 대기업집단으로 새롭게 지정됐을 당시, 공정위는 쿠팡 동일인(총수)으로 김 의장 대신 쿠팡 법인을 지정했다.

김 의장은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국내에서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그간 대기업 총수를 지정할 때 외국 국적자를 제외하는 관행을 가져왔다. 이에 공정위는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했지만 당시 산업부가 통상마찰을 우려해 제동이 걸렸다.

다만 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외국인 동일인 지정 사안은) 쿠팡 때문에 추진된 것이 아니다”라며 “가령 현재 동일인의 배우자나 동일인의 2세, 3세가 외국인이거나 또는 이중국적자인 경우가 상당수 있는데, 언젠가는 이들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어 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원만하게 진행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동일인 지정 기준을 마련하는 게 당장 급한 일은 아니지만 그냥 놔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 대비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의미다.

한편, 동일인이란 공정거래법상 자연인 혹은 법인으로 간주하는 주주 1명을 말한다. 동일인은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와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진다. 개인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배우자뿐만 아니라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계열사와 거래내역 등을 공시해야 한다. 법인이 총수로 지정되면 계열사들과 거래내역만 공시한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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