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韓 AI사업 리딩 선언…“고객 맞춤형 초거대AI”(종합)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KT가 1000억원 사업을 만드는 데 대략 50개월이 걸렸던 반면, 인공지능(AI) 사업이 같은 규모의 사업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8개월이었습니다.”
KT 구현모 대표는 16일 열린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열린 KT AI 사업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AI는 단기간에 모든 산업의 기술에 적용돼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며 “특히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꿀 것으로 확신되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구 대표가 직접 참석해 AI사업 전략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최근 연임 의사를 밝힌 구 대표는 디지코(DIGICO)의 핵심인 AI사업의 성과를 강조하고자 참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구 대표는 통신시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디지코 KT’를 선언하고, 기업의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왔던 바다.
구 대표는 이날 AI기술이 특정 기업, 나아가 특정 국가에 집중되는 상황을 우려하며 대한민국이 향후 10년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AI기술을 미리 확보해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AI를 대한민국 산업의 경쟁력으로 만들기 위한 AI 3대 발전전략으로 ▲초거대AI 상용화 ▲AI 인프라 혁신 ▲AI 미래인재 양성 등을 제시하면서,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초거대AI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 멀티태스킹 최적화된 초거대AI ‘믿음’…“개성있고 전문성있는 AI서비스 목표”
KT는 먼저, AI생태계를 선도하는데 기반이 될 자사만의 초거대AI ‘믿음’(MIDEUM·Mindful Intelligence that Dialogs, Empathizes, Understands and Moves)을 이날 소개했다. 전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AI의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믿음은 ‘공감하는 AI’를 표방했다.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믿음은 고객의 생각과 감성을 이해하고 기억하며, 공감하고 표현하는 AI를 지향하고 있다”라며 “향후 KT는 범용성을 가지고 고객 맞춤형의 초거대AI를 제공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믿음은 모델 혁신을 통해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초거대AI로, 적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고객에 신속하게 ‘맞춤형 AI’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믿음’은 이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구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금쪽 솔루션과 키즈랜드 콘텐츠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대화가 종류됐습니다. 금쪽 솔루션으로 이동합니다”
KT는 ‘믿음’을 다양한 자사 AI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이 가운데 이날 행사에서는 지니TV의 음성대화 기능을 사용해 AI 오은영 박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가 소개됐다. 믿음이 오 박사의 전문지식과 상담 노하우를 학습해, 고객에 육아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상담이 끝난 뒤에는 ‘금쪽 솔루션’과 함께 관련 VOD를 즉시 제공한다.
배순민 소장은 “믿음이 아닌 다른 AI모델로 앞서 보여드렸던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정도의 시간이 추가로 걸렸을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개발기간이 크게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고객(B2B)들에 AI서비스를 제공할 때도 믿음이 가진 이런 멀티태스킹 특화 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에도 KT는 전문가·파트너사와 협력해 이런 현실에 필요한 전문적인 AI 서비스들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배순민 소장은 “AI도 이제는 개성이나 전문성이 중요한 시대”라며 “목적에 맞는 데이터셋과 테스크를 정의해나갔을 때 현실에서 꼭 필요한 AI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 자사 AI기술로 물류사업 DX…글로벌 기업과 협력 추진
현재 KT는 자사 AI기술을 활용해 외부 사업자의 디지털전환(DX)도 돕고 있다. 물류사업이 대표적이다. 여러 산업에서 디지털혁신을 이야기하면서도 물류사업에선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의 업무가 이어져온 가운데 KT는 AI물류플랫폼을 개발했다.
KT는 현재 ▲실시간으로 최적를 경로 분석해주는 운송플랫폼 ‘리스포’ ▲실제 물류센터를 디지털 환경에 구현해 근로자의 동선 등 효율적인 설계 돕는 풀필먼트플랫폼 ‘리스코’ ▲원하는 화물을 선택하면 최적요금을 추천하고 차량을 연결해주는 화물중개 플랫폼 ‘브로캐리’ 등총 3종의 AI물류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이미 플랫폼의 실효성도 확인했다. KT 링커스(Linkus) 등 그룹사에 자사 AI물류플랫폼을 적용한 결과 운행거리는 18% 줄고, 탄소배출은 20% 저감됐으며 비용효율성은 최대 15% 개선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운송차량의 일 평균 운행거리가 7472km에서 6654km로 11% 개선됐으며 이마트24의 작업 처리량은 6.8에서 7.5로 개선되는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최강림 KT AI·DX융합사업부문 AI모빌리티 사업단장은 “KT는 물류사업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현장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직접 플랫폼 개발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진다”라며 “이런 혁신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도 시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AI 풀스택 사업자로 거듭날 것"…개방형 초거대AI 생태계 주도
이처럼 KT는 단순 사업자들의 DX를 돕는 것에서 나아가, AI생태계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KT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AI 풀스택(Full-Stack)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앞서 KT는 반도체 설계 기업인 ‘리벨리온’과 AI 인프라 솔루션 기업 ‘모레’ 등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대규모 'GPU팜'을 구축하고 전용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KT는 기업고객(B2B)에게 맞춤형으로 초거대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LETS·Language Experiment Tool Suite)’를 제공하고, 스타트업 및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와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초거대AI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한다.
배순민 소장은 “많은 기업고객(B2B)들이 자사만의 맞춤형 언어모델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이를 위해선 수개월동안 데이터 가공과 모델링을 해야하는 등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라며“AI 풀스택 기술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초거대AI를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연임을 선언한 배경에 대해 짧게 밝혔다. 그는 “디지코(DIGICO) 전략을 통해 지난 3년간의 변화가 끝이 아닌,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 KT를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연임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사회는 관련 규정에 따라 구 대표의 연임 적격 여부를 심사하기 위한 우선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도 구성했다.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사내이사 1인(윤경림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및 사외이사 8인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구 대표가 연임에 성공하면 2026년 3월까지 직을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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