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리모컨? 음성으로 모두 통제…KT 인공지능 주거공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 아파트 내 화재가 발생했다. 가구 내 TV 화면이 강제로 전환되면서 대피로를 안내했다. 안내에 따라 옥상으로 대피했다. 평소 안전을 위해 잠겨있던 옥상 비상문이 자동 원격 제어 시스템에 의해 열렸다.
5일 KT 본사 사옥에서 ‘인공지능(AI) 주택 솔루션’이 적용된 주거공간을 체험했다. 이 곳에선 리모컨이 필요없다. 음성만으로 조명과 냉 난방 등 집안 내 모든 사물인터넷통신(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그동안 KT는 자사가 보유한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주거공간의 디지털전환(DX)을 추진해왔다. 2017년 KT 셋톱박스 ‘기가지니’ 기반의 AI아파트가 그 시작이었다. 매년 2배씩 성장해 현재는 90만여 세대에 아파트에 설치할 AI 서비스를 수주했다. 우리나라 가구 수가 2110만 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약 23% 수준이다.
그러나 AI아파트는 KT고객만이 이용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별도의 셋톱박스 구매도 요구됐다. 이에 ‘AI 주택 솔루션’은 아파트 시공 과정에서 기가지니를 이미 내재화해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현재 해당 솔루션이 도입된 남양주시 경남아너스빌의 경우 이미 분양이 완료된 상태다.
AI 주택 솔루션이 적용된 공간에 들어섰다. 육안으로 봤을 때 벽면에 부착된 월패드의 디스플레이가 살짝 크다는 것 외에는 일반 아파트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이 월패드에는 기가지니 AI 모듈이 탑재됐다.
“친구야, 우리집 상태 보여줘”
월패드에 말하자 TV 화면을 통해 연결된 IoT 기기들의 상태를 보여줬다. “주변 내과 알려줘”라고 요청하자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를 통해 인근 내과의 리스트를 띄워줬다.
일일이 음성으로 명령을 내릴 필요도 없다. 특정상황, 예컨대 외출 시 “친구야 외출모드”라고 말하면 커튼이 닫히는 동시에 냉·난방이 꺼지며, 가스락이 차단됐다.
월패드 내 기가지니를 통해 입주민 편의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전등·콘센트 제어 ▲엘리베이터 호출 ▲난방 제어 ▲냉방 제어 ▲커튼 제어 ▲침입·동작 감지 ▲가스락 차단 ▲화재·가스 감지 ▲환기 청정 ▲산소 발생 ▲택배함 확인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었다. 입주민이 이미 보유한 가전제품과 기가지니의 연동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할 필요 없다. 최근 삼성전자·LG전자에서 출시하는 가전제품의 대부분이 기가지니와 연동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월패드 해킹 우려는 없을까. 최근 월패드 해킹 우려가 커진 가운데 KT는 안전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KT 배기동 AI·DX융합사업담당은 “KT는 네트워크와 관제를 잘하는 회사”라며 “세대간 망분리는 기본이며, 아파트 전체 네트워크 보안을 위한 상품을 이미 개발해 적용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KT는 올해 AI 주택 솔루션 수주 목표를 700억원으로 세웠던 가운데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까지 목표는 5000억원이다. 향후 KT는 AI 주택 솔루션을 넘어, 로봇·메타버스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 기술들도 AI주거공간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KT 배기동 AI·DX융합사업담당은 “주거공간의 디지털전환은 고객의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킨다는 점에서 계속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다양한 기업들과의 전방위적인 협력을 통해 KT AI스페이스 사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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