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기피하는 제조업…디지털 혁신은 필수"
- 문귀동 다쏘시스템 영남본부장 "스마트팩토리 도입 서둘러야"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국의 경제 발전의 기저에는 제조산업이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GDP의 27.9%는 제조업에서 발생한다. 이는 OECD 주요국 중 압도적인 최상위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산업군을 바탕으로 방대한 협력 생태계가 조성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국내 제조산업의 경우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 어렵다. 비교적 낮은 임금과 일자리 불안정성, 열악한 근로환경 등의 요인으로 제조산업은 청년층에게 기피돼 왔다. 제조산업 노동자의 고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견돼 있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마트팩토리 관련 소프트웨어(SW)를 제공하는 다쏘시스템의 문귀동 영남본부장은 “제조기업의 디지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젊은층이 일하고 싶은 기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쏘시스템이 그리는 스마트팩토리, ‘데이터’ 이용한 똑똑한 공장
다쏘시스템은 스스로를 3D 익스피리언스(Experience, 경험)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컴퓨터 지원 설계(CAD) 및 제품 수명주기 관리(PLM) 솔루션 ‘카티아(Catia)’, ‘솔리드웍스(SolidWorks)’ 등 제조산업에 필요로 하는 여러 소프트웨어(SW)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이다. 스마트팩토리 시장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문귀동 본부장은 “공장의 디지털화, 스마트팩토리는 크게 자동화와 정보화, 지능화로 구분된다. SW 기업은 다쏘시스템이 집중하는 것은 정보화와 지능화에 집중하고 있다. 제품 개발 및 설계부터 영업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통해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하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여러 영역 중 다쏘시스템이 특장점을 보이는 것은 시뮬레이션이다. 오토데스크와 함께 3D 모델링 솔루션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다쏘시스템은 가상공간에 현실과 가까운 환경을 구현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얻는 이점은 산업별로 다르다. 보다 비용 효율적인 설계를 구현할 수도 있고, 시제품을 생산할 필요 없이 제품 내구도 및 조립성 디자인 등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다.
문 본부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시제품을 생산하는 것 자체가 시간과 비용의 낭비다. 시행착오 과정을 없애 제품이 개발돼 시장에 출시되는 시간(Time to market)을 줄이는 것은 기업 경쟁력의 강화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또 그는 “사람이 손으로 공정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프로세스 하에서는 정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빅데이터를 만들고, 이걸 분석해서 개선함으로써 더 적은 인원으로도 효율적이게 일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스마트팩토리는 대기업만? No”
로봇을 이용한 자동화가 스마트팩토리라는 인식이 강한 탓에, 스마트팩토리 도입은 대기업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와 관련 문 본부장은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는 데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매출 100억원 미만 기업도 얼마든지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할 수 있다. 산업별, 규모별로 형태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 다쏘시스템과 함께 스마트팩토리 쇼케이스를 진행한 창원시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 태림산업이 좋은 사례다. 연 매출 300억원대의 중소 제조기업인 태림산업은 다쏘시스템의 제조 운영 실행 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이하 MES) ‘아프리소(Apriso)’를 바탕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했다.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한국형 등대공장’으로 선정된 10개사 중 하나다.
태림산업은 부품 입고 이후의 수입 검사, 제품 불출, 공정 작업, 출하까지의 과정을 모두 아프리소를 통해 모니터링한다. 설비 정지나 품질 문제 등 이슈가 발생할 경우 각 분야 담당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조치를 취한 뒤 최종 결과에 대한 분석까지 제공하도록 시스템화 돼있다.
오경진 태림산업 대표는 “스마트팩토리라고 하면 어려워 하는 기업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비용 효율적인 좋은 기술들이 많다”며 “스마트팩토리라고 해서 기존의 것을 다 버리는 것이 아니다. 수십년, 수백년 전부터 쌓아온 경험들과 양질의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더 나은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스마트팩토리”라고 피력했다.
문 본부장은 제조기업이 겪고 있는 고용난의 해결책도 스마트팩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젊은 인재들이 계속 유입되면서 경력을 쌓아 숙련공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최근 젊은 인재들이 제조산업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숙련공의 부재가 큰 문제로 다가왔다. 숙련공이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디지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젊은층에게는 디지털화가 돼 있는 제조기업 자체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매력도가 높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창원시’에 진심인 다쏘시스템, 영남본부 신설
다쏘시스템은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만큼 제조기업이 발달한 지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글로벌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보다도 더 적극적이게 지방자치단체 및 산업공단과 협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경상남도 창원시에서의 활동은 특히 눈에 띈다. 작년 7월 창원시에 영남본부를 개소했는데, 문귀동 본부장이 이를 이끌었다.
문 본부장은 “제조기업이 많은 창원시에는 원래 다쏘시스템의 고객사가 많았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인연을 맺은 것은 2019년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업단지와 함께 일하게 되면서부터다. 창원대학교 등 지역 소재 대학과 협력해 인력을 양성하고, SW 엔지니어링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과 이어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은 SW도 고가이고 고성능 컴퓨팅을 요구한다. 특히 이걸 다루는 것은 석·박사 이상의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들인데, 지역 중소기업이 이를 다 감당하기 힘들다 보니 기업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마련돼 있다. 다쏘시스템은 경남도, 창원시, 산단과 협력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여기서 생겨나는 모범사례를 바탕으로 전국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문 본부장은 “지역 중소·중견기업을 보면 공장이 많이 노후화돼 있다. 비용을 들이기보다는 현재 있는 생산 시설에서 최적화를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보니 디지털 분야를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유용하게 활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살아남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한국의 경우 스타트업이 유니콘이 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 미국에서는 작은 스타트업이 큰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많다.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은 디지털 기술이다. 디지털 기술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다. 다쏘시스템이 제조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여정에 함께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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