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특수로 급성장했던 분야 중 하나가 바로 골프 시장입니다. 높아진 수요에 맞춰 골프채·골프화부터 골프의류까지 불티나게 판매됐죠. 특히 2030세대 젊은층이 대거 유입되면서 골프 분야 성장률을 이끌었습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2030세대 골프 인구는 115만명으로 전년대비 35%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유독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하는 탓일까요? 물론 골프 시장이 여전한 성장세이긴 하지만 상반기와 비교하면 하반기엔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합니다.
백화점 업계서 올 상반기 골프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대비 30~40% 늘었는데 9월엔 20%대, 10월엔 10% 대로 떨어졌습니다. 당근마켓·번개장터 같은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에서도 관련 매물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업계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골프 대체 활동들이 많아진 점을 이유로 꼽습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야외활동이 제한이 사라지면서 테니스·낚시 등 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스포츠로 관심사가 이동하고 있는 것이죠. 고물가와 경기둔화가 찾아오면서 주식 등 이들 자산가치가 급락, 비용 부담을 키우게 된 점도 반영이 된 것 같습니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눈에 띄는 변화도 있습니다. 바로 10대들 사이에서 골프의류를 찾는 경우가 많아진 겁니다. 번개장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골프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대비 119% 성장했습니다. 이중 남성 골프의류와 여성 골프의류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28%, 76% 신장했죠.
특히 10대 남성 골프의류 거래액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359%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습니다. 10대 여성 골프의류 거래액도 149%로 높았고요. 물론 번개장터 앱 이용자 중 70% 이상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4060세대보다 10대들 사이 골프의류 인기가 더 높다고 해석하기엔 비약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중장년층은 구매력이 있는만큼 상대적으로 골프의류를 중고거래로 구매하는 비중이 낮기도 하겠죠. 확실한 건 10대들은 골프의류를 운동복을 넘어 일상복으로도 활용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대신 가격이 높은 편이다보니 중고거래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골프용품 ‘공급’이 많아진 건 골프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다만 올라온 매물들을 구매하는 ‘수요’ 역시 많다는 건 골프 취미를 유지하되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이유겠죠. 또 11월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기다려 해외직구를 찾아보는 경우도 많아지고요.
이렇듯 한쪽에서 골프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한국소비자원은 골프용품 상당수가 해외직구보다 국내 가격이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주요 골프용품 5개 품목(드라이버·퍼터·아이언세트·골프화·골프공)에 대해 13개 브랜드, 24개 제품을 조사했는데요.
골프화는 해외직구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골프채와 골프공은 대부분 국내구매가가 더 저렴했습니다. 골프채는 해외직구가 국내구매가보다 최고 100% 비싼 사례도 나왔습니다. 해외직구 가격엔 제품 가격 외 배송대행료와 관·부가세가 부가되기 때문에 최종 구매가격이 상승하는 겁니다.
이제 골프 산업 거품이 꺼지고 골퍼와 골프 브랜드 모두 ‘진짜’만 남는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골퍼가 되기 위해 가성비 좋은 골프용품을 찾는 소비자라면 품목별·브랜드 및 제품에 따라 구매 가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