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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불꽃놀이 명당·달러도 판다…‘없는 게 없는’ 중고거래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 개인 간 중고거래. 세대를 막론하고 중고거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10대들에겐 중고거래 앱이 하나의 쇼핑 채널이 되기도 하죠. 자연스레 당근마켓·중고나라·번개장터 등 관련 앱 인기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주요 앱 3사 사용자 수는 2020년 9월 1170만명에서 올해 8월 1928만명으로 2년간 65% 증가했습니다. 중고거래가 소비자에게 하나의 재미이자 가치 소비로 인식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예전엔 중고거래라고 하면 가전·전자기기·의류 등 정도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상품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모바일 상품권입니다. 기존 중고거래 앱에서 모바일 상품권과 쿠폰 거래는 고가 백화점 상품권 정도만 대상이 됐는데요. 최근엔 4000원 이하 모바일 상품권·쿠폰을 액면가 대비 평균 60~8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치솟자 개인간 달러 거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갖고 있던 달러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한 공급자와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증가한 것이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환전수수료율은 1.75% 수준입니다. 환율 기준으로 환전수수료가 붙게 되는데, 개인 간 거래 시 수수료를 아낄 수 있 아낄 수 있습니다.

최근 3년만에 재개한 서울세계불꽃축제를 앞두고 자신의 집을 ‘불꽃놀이 명당’이라고 소개하며 대여해주겠다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이밖에도 불꽃축제가 잘 보이는 여의도 내 호텔방 예약을 양도한다는 글도 보였고요.

새로운 거래 문화가 생겨난 만큼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모바일상품권 중고거래가 늘면서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했습니다. 모바일상품권 구매자인 척 위장하고 “진짜 상품권인지 확인하기 위해 바코드 일부를 보내달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주의해야 합니다. 바코드 끝부분만 노출돼도 사용이 가능하단 점을 악용한 겁니다.

개인 간 달러 거래도 유의해야합니다. 5000달러(약 720만원) 이상 고액이거나 소액이더라도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외화를 사고 팔 경우 외환당국에 신고해야 합니다. 여행에 다녀와서 남은 돈을 매도하는 경우엔 괜찮지만, 환율상승 기대를 갖고 외화를 파는 투기적 거래는 ‘매매차익’ 목적이므로 금액과 무관하게 한국은행에 사전신고를 해야 합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이런 진풍경이 벌어지게 된 건 최근 떠오른 소비 트렌드와 연관 있습니다. 중고거래 인식 자체가 ‘남이 쓰던 물건’이 아닌 가치소비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죠.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줄일 수도 있고, 자신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를 하면서 만족감을 얻는 겁니다.

물론 여기에 급격한 물가 상승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람들에게 중고거래는 비교적 적은 돈으로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됐습니다. 또 누군가는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뿐 남들이 생각지 못한 서비스를 생각해 내서 새로운 수요를 만들기도 하고요. 중고거래 참여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진 만큼, 앞으로는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창의적인 상품들이 더 등장할 것 같네요.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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