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디지털트윈, 5G, 로봇, 클라우드 등 각각의 요소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은 많다. 하지만 이것들을 특화망으로 모두 연결해 로봇 서비스에 적용한 것은 네이버가 세계 최초라고 생각한다.”
곽봉석 네이버클라우드 태스크포스(TF)장<사진>은 3일 디지털데일리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Business on 5G – 초연결 기반 디지털 혁신’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5G 특화망 주파수를 할당받았고, 이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설립한 제2사옥 ‘1784’에 5G 특화망을 도입했다.
5G 특화망(‘이음 5G’)은 특정 공간에 도입하려는 서비스에 특화된 맞춤형 네트워크다. 그동안 기업이 공장이나 건물에서 기업용 5G망을 이용하려면 통신사를 통해야 했지만, 이제는 기업이 직접 주파수를 할당받아 기지국을 구축하고 산업 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
1784의 기반 기술은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의 약자를 딴 ARC에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아크버스(ARCVERCE)’로 설명된다. 현실세계 그대로 복제하는 디지털 트윈, 현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 디지털세계와 물리세계를 연결하는 클라우드가 집약된 생태계라고 볼 수 있다.
곽 TF장은 “아크 시스템에는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는 최신 알고리즘과 고정밀 데이터가 담겨 있다”면서 “네트워크를 통해 아크에 연결되는 것만으로 수많은 로봇들이 동시에 똑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 이동이나 측위, 태스크 수행을 위한 연산처리를 네이버클라우드에 올려져 있는 아크 시스템이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로봇 자체에서 수행하던 기능을 아크로 분리하게 되면 로봇이 서비스 수행에 필요한 기능 즉 어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업데이트하거나 전환할 수 있다. 예컨대 아침에 택배배달하던 로봇이 점심에는 카페에서 음료배송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아크버스를 실제로 연결하게 하는 네트워크는 5G다. 곽 TF장은 “로봇에 5G를 쓰는 이유는 단순히 클라우드와 연결하기 위함이 아니라 5G와 클라우드, 로봇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업로드가 중요한 자율주행로봇의 경우 센서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와 이를 처리해 다시 보내주는 명령이 로봇과 클라우드 사이에서 굉장히 빠른 주기로 교환돼야 한다. 따라서 브레인리스 로봇에게 5G는 필수적 요소다.
1784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봇은 모두 5G 기반 브레인리스 로봇이다. 아크버스와 브레인리스 로봇을 연결해 서비스를 완결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바로 5G 네트워크, 이 경우에는 특히 5G 특화망이라고 할 수 있다.
곽 TF장은 “와이파이를 통해 로봇 서비스를 시도해보기도 했지만, AP 사이의 핸드오버에 따른 서비스 안정성 이슈가 있었다”면서 “통신사 5G의 경우 B2C 고객이 최우선이므로 B2B 유즈케이스에 최적화된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5G 특화망 도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바라보는 5G 특화망의 사용사례는 다양하다. 예컨대 의료 분야가 있다. 큰 병원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시간의 상당수는 약이나 침상 등 뭔가를 나르는 데 사용된다. 만약 5G 기반 로봇이 이를 대신해줄 수 있다면 병원은 더 많은 시간을 환자 케어에 사용할 수 있다.
공항도 5G 특화망이 적용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공항은 넓고 다양한 유즈케이스가 있는 공간이지만, 보안 이슈로 와이파이를 쓸 수 없다. 공항에 5G 특화망이 제공된다면 활주로 차량관제부터 스마트CCTV까지 스마트 공항을 구현하는 데 매우 파워풀한 인프라될 것이다.
물류센터도 마찬가지다. 물류센터는 층고가 높아 와이파이를 설치해도 무선 네트워크 커버리지 음영 지역이 발생한다. 여기에 특화망을 설치하면 첨단 물류 자동화 시설들을 5G를 통해 사용할 수 있고, 사각지대 없이 물류센터 곳곳 일어나는 일을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다.
곽 TF장은 “1784에서 활용했던 5G 특화망을 여러 산업 공간에 확대할 것”이라며 “각 세종 데이터센터에서 1784 기술들을 새로이 테스트하고, 내년에는 산업에 적합한 로봇 서비스와 자율주행 셔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