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역대급 실적' 포스코케미칼…그러나 여전한 '아킬레스건' [IT클로즈업]
- 포스코 그룹 차원 대비 지속
-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완성차업체 논의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포스코케미칼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방산업 성장세와 판가 상승이 맞물린 결과다.
그러나 역시 남은 과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불확실성을 돌파하는 것, 그리고 특정 고객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축소시켜야하는 것이다.
◆배터리 소재 성적 양호, "시장 상황 덕분에"
지난 24일 포스코케미칼은 2022년 3분기 매출액 1조533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1등 공신은 에너지 소재 사업이다. 이 기간 매출은 7267억원으로 전기대비 56.3% 전년동기대비 238.9%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의 비중은 ▲2020년 34.1% ▲2021년 42.8% ▲2022년 상반기 53.2% 등으로 오르더니 올해 3분기는 약 70%까지 상승했다.
회사 내 역할이 커진 만큼 대내외적인 관심도도 높아진 상태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다루는 업체다. 양극재는 에너지밀도, 음극재는 수명 및 충전 시간 등을 결정한다. 두 제품은 각각 배터리 원가에서 40%와 15% 내외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단순 계산으로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가격에서 55% 이상을 담당하는 셈이다.
업황에 맞춰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능력(캐파)을 적극 확대 중이다. 양극재는 올해 10만톤에서 2025년 34만톤, 2030년 61만톤으로 확장 예정이다. 음극재는 올해 8만2000톤에서 2025년 17만톤, 2030년 32만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향후 상승세 유지 여부는 앞서 언급한 대로 IRA 대응과 고객사 다변화에 달려있다.
◆포스코 총출동·고객사 지원사격
우선 IRA 관련해서는 양극재 및 음극재 원료 공급망 개선이 필수다. IRA에 따르면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에 투입되는 원료를 북미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추출 또는 가공하거나 재활용한 것으로 사용해야 한다. 해당 비율은 2023년 40%에서 2027년 80%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동안 배터리 광물 공급망은 중국이 장악해왔다. 제품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점유율 70% 내외를 차지할 정도다. 완성차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는 비상이다. IRA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극재와 음극재는 각각 리튬·니켈, 흑연 기반이다. 이들 광물 역시 중국이 지배적이다. 과거부터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포스코는 IRA 이슈 이전부터 그룹 차원에서 대안 마련에 나선 상태였다.
최근 포스코홀딩스는 이사회를 통해 아르헨티나 염수 리튬 2단계 투자(1조5000억원) 과정에서 하공정 시설을 국내 광양에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 1단계 사업은 상·하공정 아르헨티나에서 진행한 것과 차이점이다.
아르헨티나는 미국과 FTA을 맺지 않아 가공을 우리나라에서 처리해 IRA에 저촉되지 않겠다는 의도다. IRA 세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았으나 원산지가 아닌 제련 기준으로 설정된다면 포스코 의도대로 우회할 수 있는 복안이다.
이달에는 광양제철소 내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을 착공하기도 했다. 포스코 계열사 SNNC가 페로니켈을 제련 및 탈철 공정(니켈 순도를 20%에서 70~75%로 올리는 단계)을 통해 니켈매트(중간생성물)를 만들고 포스코가 정제한 고순도 니켈을 포스코케미칼에 공급하는 구조다. 앞서 포스코는 뉴칼레도니아 등 니켈 광산에 투자를 단행하고 원료법인인 NMC(니켈 마이닝 컴퍼니)를 설립한 바 있다. NMC가 니켈 광석을 제공하면 SNNC가 STS(Stainless sTeel Scrap) 원료인 페로니켈을 양산하는 순환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음극재용 흑연은 천연과 인조로 나뉜다. 천연흑연의 경우 포스코가 탄자니아 광산을 보유한데다 호주 블랙록마이닝 지분 15%를 인수하면서 내재화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흑연 가공업체 청도중석 지분 13%를 사들여 가공된 원료도 확보하고 있다. 인조흑연은 포스코케미칼 자회사 피엠씨텍을 통해 원료인 침상코크스 확보가 가능하다. 침상코크스 원소재인 콜타르는 포스크 제철공정에서 생산돼 물량 확대가 용이하기도 하다.
간접적인 전략도 시행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과 연이어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밸류체인 강화에 나섰다. 이들 업체에서 나오는 스크랩 및 폐배터리 활용은 물론 배터리 회사가 구해온 광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캐나다 호주 독일 칠레, SK온은 호주 스위스 등에서 리튬 니켈 흑연 등을 수천~수십만톤을 확보한 바 있다. 아울러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과 함께 폴란드 리사이클링 공장을 짓기도 했다. 성일하이텍이 추출한 원료를 포스코케미칼이 받아쓸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외 거래처 확보 총력
또 다른 미션은 신규 고객사를 추가하는 것이다. 현시점에서 포스코케미칼 최대 고객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의 47.1%가 LG에너지솔루션에서 나왔다.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CATL과 배터리 업계 1~2위를 다투고 그에 걸맞은 증설을 진행 중이다. 다만 특정 업체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단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합작사(JV)인 얼티엄셀즈와 거래를 텄다. GM과의 JV인 얼티엄켐을 세우고 캐나다 공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LG에너지솔루션 쪽으로 소재를 보내는 것이지만 표면적으로 다른 고객사를 맞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포스코케미칼과 GM이 8년간 주고받는 양극재 물량은 총 21조8000억원에 달한다.
진정한 신규 협력사는 노르웨이 모로우배터리, 영국 브리티시볼트 등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이들과 MOU를 맺었다. 두 회사는 배터리 사업 초기 단계지만 점차 캐파를 늘려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은 “만난 건 사실이지만 양극재 계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협업하는 SK온도 잠재적인 고객이다. SK온은 포드와 JV(블루오벌SK)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GM-포스코케미칼처럼 SK온-포드-포스코케미칼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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