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백과] SKB와 BGP 세션 설정한 넷플릭스, 망사용료 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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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간 망사용료 공방이 공회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알려졌다시피 쟁점은 넷플릭스가 처음 SK브로드밴드의 망을 통해 트래픽을 보낼 당시 양사 간 무정산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앞서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서비스를 론칭하는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의 가입자에게 처음 트래픽을 보내기 시작했는데요. 미국 시애틀의 인터넷연동서비스(IXP)인 SIX를 통해서였습니다.
IXP는 통신사업자(ISP)와 콘텐츠제공사업자(CP) 혹은 ISP와 ISP 사이에서 중개인 역할을 하는 사업자로, IXP와 계약하면 해당 IXP와 연결된 다른 모든 사업자와 트래픽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아마존·넷플릭스·구글 등 10개의 개별 CP와 SK브로드밴드가 1대1로 모두 직접연결 하려면 회선 비용이 많이 들어가겠죠. 다만 이들 사업자와 연결된 IXP 하나와 연결하면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미 연결된 IXP 구성원들과 트래픽을 교환해 비슷한 규모의 이익을 얻을 수 있냐도 해당 IXP와 계약 시 고려하는 부분입니다.
◆ SIX와 BBIX에서의 연결, 기술적 차이 없다?
이 가운데 최근 진행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재판에선 두 사업자의 연결지점 변경 과정에서 트래픽 교환 방식에 변화가 있었는지가 주요 쟁점이 됐습니다.
넷플릭스는 2018년 SK브로드밴드와의 연결지점을 미국 시애틀의 SIX에서 일본 도쿄의 BBIX로 옮겼는데요. SK브로드밴드는 SIX와 BBIX에서의 연결방식이 다르니 넷플릭스가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한 반면, 넷플릭스는 기술적인 차이점은 없으니 SIX와 마찬가지로 BBIX에서도 돈을 지불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이날 넷플릭스 측 증인으로 출석한 마이클 스미스 넷플릭스 미국 및 캐나다 인터커넥션 총괄 디렉터는 “BBIX에서 (SK브로드밴드와) 연결하면서 SIX와는 달리 루트서버(Route Server)를 이용하지 않고 BGP 세션을 직접 설정했다”고 차이점을 설명하면서 “다만 BGP 세션을 직접 설정하는 것과 루트 서버를 이용하는 것 사이에 기술적 차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 BBIX에선 BGP 세션 직접 설정…넷플릭스 "어떤 ISP도 대가 요구안했다"
두 사업자 간 연결방식의 차이를 알려면 루트서버(Route Server)와 BGP(경계 게이트웨이 프로토콜·Border Gateway Protocol) 세션 설정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도메인(AS) 간 트래픽을 교환하려면 서로에게 트래픽을 보낼 수 있는 네트워크의 주소와, 그 주소로까지 가는 최적의 경로(라우팅)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최적의 경로를 설정해주는 방법을 ‘프로토콜’이라 부르는데, BGP(경계 게이트웨이 프로토콜·Border Gateway Protocol)는 그런 여러 프로토콜 중 하나입니다. BGP 세션은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들어가 어떠한 방식(퍼블릭 피어링 혹은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트래픽을 교환할지에 대한 합의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트래픽을 교환하려는 AS의 라우팅 정보를 몰라도 되는 경우도 있는데요. 서로 다른 두 AS가 IXP를 통해 간접연결하는 경우입니다. IIXP에는 IXP와 연결된 모든 인터넷 사업자들의 라우팅 정보가 저장된 서버, 루트 서버가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즉, 사업자는 루트 서버와 BGP 세션을 설정하면 IXP와 연결된 모든 인터넷 사업자들과 트래픽을 교환할 수 있습니다. 반면 루트 서버와 연결하지 않는 경우, 트래픽을 교환하고자 하는 사업자와 개별적으로 BGP 세션을 설정해야하고요.
이 가운데 개별 BGP 세션 설정에 대한 두 사업자의 의견은 상이합니다. 스미스 디렉터는 SIX에서와 달리 BBIX에선 SK브로드밴드와 직접 BGP 세션을 설정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직접 BGP 세션을 설정한 ISP가 그에 대한 대가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라고 강조했는데요.
SK브로드밴드의 입장은 다릅니다. SK브로드밴드는 SIX에서의 연결방식을 IXP를 통해 여러 사업자가 간접 연결하는 ‘퍼블릭 피어링’, BBIX에서의 연결방식을 두 사업자가 직접 연결하는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구분했는데요. 프라이빗 피어링의 경우 서로 주고받는 트래픽의 양이 크게 차이가 발생할 경우로,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는 쪽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CP업체들이 프라이빗 피어링으로 연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의 품질 확보입니다. 트랜짓 방식으로 접속할 경우 여러번 거쳐가는 과정에서 콘텐츠의 화질이 깨지고 전송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이죠.
스미스 디렉터 역시 이런 부분을 이날 재판에서 일부 인정했는데요. 그는 ‘여러 사업체들이 연결된 IXP 통해 트래픽 소통하는 것과 단 둘만 트래픽 소통하는 것 가운데 어떤 경우가 더 좋은 품질 제공할 수 있나’는 질문에 대해 “개인적으로 프라이빗 피어링을 선택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향후 재판부가 두 지점에서의 연결방식 차이가 망사용료의 지불 여부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할 지가 관건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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