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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팩트체크]⑤ 법 통과 안되면 통신사는 요금을 올릴 것이다?

백지영
최근 망이용대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콘텐츠사업자(CP)가 인터넷사업자(ISP)에 망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하는가를 두고 갑론을박이 팽팽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입증되지 않았거나 그릇된 주장들이 마치 사실처럼 전달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망이용대가 논란을 둘러싼 팩트체크를 통해 합리적 사실관계를 따져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만약 거대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 이용대가 또는 망 이용대가 지급을 거부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 일명 망무임승차방지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법안을 반대하는 측에선 법안 통과가 불발될 경우,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가 일반 이용자의 요금을 올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과연 ISP는 CP에게 받지 못한 망사용료를 일반 사용자들의 요금 인상으로 전가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ISP 측에선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우선 인터넷은 양면시장이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통신사업자는 가입자로부터 소매요금, CP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자체적인 비용까지 투입해 통신망에 투자하고 유지 관리한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은 거대 CP의 트래픽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투자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이용자나 CP 모두 기본적으로 트래픽 양에 기반한 종량제가 아닌 속도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때문에 트래픽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일반이용자나 CP 모두에 요금을 부과할 근거가 없다는 것이 통신사 측의 설명이다.

또, 통신사업자는 기간사업자로 정부의 직간접적인 규제를 받고 있어 요금 인상이 현실화되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통신사는 가계비 경감 등을 이유로 매년 요금 인하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통신3사가 선보인 5G 중간요금제 역시 정부가 지난 5월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에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서 출시가 앞당겨졌다.

무엇보다 이용자가 내는 요금은 CP를 보완(보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CP에게 못 받은 망이용대가를 이용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논리도 성립되기 힘들다. 현재 이용자는 통신사업자와 인터넷 계약을 맺을 때 넷플릭스를 보기 위해서가 아닌 통신서비스 자체를 사용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다.

CP 역시 자신들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통신사와 계약을 맺는다. 이용자가 낸 요금이 CP를 보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중과금 논리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통신사의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통신사들이 CP에게 추가 요금을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통신사들은 일반 이용자에게 콘텐츠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CP에 이에 대한 대가를 받고 있다. 트래픽을 가장 많이 일으키는 두 업체만 빼고 말이다.

일각에선 법안이 통과되면 국내 CP의 인터넷 요금이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역시 근거가 없는 얘기다. 국내 통신사는 이미 CP들이 일반 이용자에게까지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에 대가를 받고 있다.

인터넷전용회선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구도 상에서 ISP가 요금을 인상할 수 없고, 현재 상정돼 있는 7개의 망무임승차방지법안 어디에서 ISP의 요금 인상 근거는 없다. 더군다나 가장 마지막으로 대표 발의된 윤영찬 의원의 법안에는 오히려 통신사 대상 실태 점검이 의무화돼 있어 CP를 대상으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부과가 불과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엔 2016년부터 국내에서 시행된 인터넷상호접속(IX) 제도 도입 이후 CP가 부담하는 요금이 올랐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통신사에 따르면, 도입 이후 실제 CP가 부담하는 망이용대가가 올라간 사례는 없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트래픽이 올라가면 단가는 내려가는 구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거대 CP가 망이용대가 부담 없이 트래픽을 계속해서 많이 사용하고 요금을 올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선 결국은 투자가 줄어 인프라 품질 저하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공유지의 비극이며, 현재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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