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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2분기 호실적에도 긴장 고조 “겨울이 온다”

최민지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왼쪽부터 최수연 네이버 대표, 남궁훈 카카오 대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고삐를 죄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로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사라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상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2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매출을 올리며, 실적 악화를 예고했던 시장 전망을 비껴갔다. 양사 모두 여러 악재를 뚫고 콘텐츠 부문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한국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 2022년 2분기 매출 2조458억원, 영업이익 33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3%, 0.2%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시장전망치(컨센서스)를 넘어섰고, 영업이익은 하회했다. 특히, 매출은 라인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분기 2조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 사업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9055억원 ▲커머스 4395억원 ▲핀테크 2957억원 ▲콘텐츠 3002억원 ▲클라우드 및 기타 104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9.3% ▲19.7% ▲27.1% ▲113.8% ▲10.5% 성장했다. 서치플랫폼은 한 자릿 수 성장에 그쳤으나, 콘텐츠부문은 이북재팬(EBJ), 문피아, 로커스 신규 연결 편입 효과로 세 자릿 수 성장을 이뤘다.

손익의 경우 ▲서치플랫폼‧커머스 4485억원 ▲핀테크 225억원 ▲콘텐츠 950억원 손실 ▲클라우드 및 기타 361억원 손실을 나타냈다.

카카오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8223억원, 영업이익 17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5%, 5% 늘었다.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다. 전체 매출의 51%를 차지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은 93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톡비즈 4532억원 ▲포털비즈 1024억원 ▲플랫폼 기타 3751억원이다. 이중 포털비즈 매출만 전분기보다 10%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콘텐츠 매출은 게임을 필두로 이번 카카오 실적을 이끌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891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51% 상승했다. 게임 매출은 3368억원으로 ‘오딘:발할라라이징(이하 오딘)’ 대만 진출 성과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초반 흥행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162% 급증했다. 또한 ▲뮤직 2093억원 ▲스토리 2276억원 ▲미디어 1180억원 매출을 올렸다.

기대 이상 실적을 내놓은 네이버와 카카오지만, 이들 모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앞서는 표정이다. 국내외 경기 악화와 함께 금리 인상 등 악재 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애플 iOS 개인정보보호 정책 변경으로 광고 타깃 마케팅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이로 인한 광고 매출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양사 모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녹록지 않은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이 성장 둔화 부담에 직면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력 분야인 광고‧커머스‧핀테크에서도 유사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는 통상적으로 광고 부문 계절적 비수기에 연말까지 금리 및 경기 불확실성으로 대출 성장을 예상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 마진 압박이 커질 수 있다”며 “인건비와 마케팅 등 주요 비용을 효과적으로 관리, 올해 연간 기준 상반기 수준 마진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네이버는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서도 매출 확대를 이뤄낸 만큼 앞으로도 두 자릿 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웹툰‧스노우 등 콘텐츠 부문은 공격적 투자에 따른 ‘의도된 적자’지만, 2~3년 내 글로벌 웹툰 사업은 국내 웹툰 수익률 20%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특히,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소프트뱅크와 본격적으로 커머스, 기업(B2B) 등에서 협업 시너지를 꾀한다. 이북재팬과 라인망가 공동 시너지 태스크포스(TF)도 설립했다. 향후에는 야후재팬과 라인까지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또, 이용자 관심에 따라 모여 소통하고 커머스를 일으키는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카카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초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어려운 대외환경을 마주했을 때 강점과 본질을 명확히 정의하는 게 중요한데, 카카오 사업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광고주 예산 축소와 소비 심리 악화, 온라인 커머스 시장 위축 등으로 톡비즈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톡을 변화시켜 광고와 커머스 새 성장동력을 마련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프로필 영역은 친구 프로필 상태메시지 등에 공감을 누르거나 이모티콘을 붙일 수 있다. 친구 일상을 더 자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사용자의 ‘선물하기’ 기능 사용 빈도를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톡 광고판 ‘비즈보드’를 친구탭에 선보이고, 이미지 노출 중심 광고를 영상 광고로 변화시킨다. 오픈채팅은 ‘오픈링크’라는 독립 앱으로 출시한다. 여기서는 주제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다. 크리에이터를 위한 경제 생태계도 구축한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인벤토리 한계에 따른 톡비즈 성장률 둔화와 인건비‧마케팅비 증가로 수익성이 감소한다는 점이 카카오 실적 우려 핵심이었다”며 “하반기 비즈보드 인벤토리가 확장되고 오픈채팅 광고가 추가되면, 이러한 우려는 점차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 9.4%를 저점으로 3‧4분기에 각각 9.9%, 10.5%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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