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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 허리띠 조이는 기업들, IT비용효율화 등 모색 나서

이상일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율상승으로 국내에 들어오는 SW 및 하드웨어,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기업의 IT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데일리>는 3회에 걸쳐 달러 강세에 따른 국내 IT인프라 시장에 미치는 여파를 분석해본다<편집자>

-[고환율, IT인프라 시장 직격①] 클라우드 비용 효율화 움직임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이어 원·달러 환율의 고공행진이라는 이중고가 글로벌 IT벤더들을 괴롭히고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도시폐쇄 영향과 러-우크라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물류 흐름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환율상승이라는 파고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글로벌 IT벤더들이 묘수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비용효율성 면에서 각광받았던 외산 클라우드와 SaaS 업체들이 환율의 고공행진에 영향을 받는 분위기다. AWS, MS애저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클라우드 MSP 업체들은 비용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 기업고객에게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7원 내린 1317.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15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1326.1원까지 치솟으며, 1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만에 1310원대로 하락하긴 하지만 일각에선 1400원대를 예상할 만큼 달러 강세는 심상치 않다.

이는 달러로 사용료를 계산하는 외산 클라우드·SaaS 업체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하드웨어 장비 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환율로 인해 장비 가격이 오르면서 기업들이 발주 시기를 저울질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클라우드 MSP 관계자는 “고객들이 원화 기준으로 예산을 잡아놓은 상태에서 환율상승으로 비용이 올라가게 되면서 비용 최적화같은 요구 사항들 많이 나오고 있다”며 “당초 고객 요구사항에 맞춘 경우라도 사용량이 여유가 있다면 다운그레이드 시키거나 데이터 사이즈를 낮추는 등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장비 업체들도 달러 환율에 영향을 받고 있다. 당장 하드웨어 비용이 올라가면서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 글로벌 IT벤더 관계자는 “기업의 발주 시점 환율로 계약이 진행되는데 서버나 PC와 같은 제품의 경우 가격변동에 민감해 기업들이 사업일정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달러환율의 경우 글로벌 기업마다 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 예를 들어 AWS의 경우 한 달마다 기준 환율을 정하는 식이다. 델테크놀로지스와 같은 경우 분기별로 기준 환율을 정한다. 저마다 일장 일단은 있다는 평가다.

한 달마다 책정할 경우 환율 상승 혹은 감소분을 바로 바로 정할 수 있어 기업이 사용량을 조정할 때 판단이 빠르지만 시스템 운영 변동성이 커진다. 분기별, 연간으로 기준 환율을 정했을 경우 결제 당시 환율보다 기준 환율이 낮을 경우 벤더가 나머지 비용을 떠안아 기업으로선 이득이지만 기준 환율이 현재 환율보다 높을 경우는 기업이 손해를 보는 식이다.

장기적으로 달러 강세는 기업의 IT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의 디지털 전환요구가 거센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해 투자되어야 하는 비용이 환율의 영향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aaS와 같이 사용량 기반의 서비스가 갖는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 국내 SW기업의 경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와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를 병행 이용해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로 대응할 수 있지만 글로벌 SaaS 업체의 경우 환율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자 수에 기반한 라이선스 정책을 가져가는 곳의 경우 이번 고환율의 파고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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