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제11회 정보보호의 날을 맞아 주요 공약 중 하나인 ‘사이버보안 인재 10만명 양성’을 재확인했다. 교육을 세분화해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13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정보보호클러스터에서 열린 정보보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활약 중인 전문가들을 직접 격려했다. 정보보호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정보보호 유공자 4명에 대해 대통령 표창을 직접 수여하기도 했다.

기념식 축사를 전하는 윤 대통령은 “전쟁 양상이 하이브리드전으로 변모함에 따라 사이버 전력과 기술을 고도화하고, 군 전문분야 복무와 전역 후 취업, 창업을 연계하는 ‘사이버 탈피오트’를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버 탈피오트는 군복무 기간 과학기술 분야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하는 이스라엘의 군복무 제도다. ‘사이버 예비군’을 창설해 연구기관이나 보안기업 등에 종사하는 사이버보안 전문가를 사이버전 예비인력으로 조직화해 유사시 군 사이버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사이버 범죄 근절을 위한 국제공조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유럽 사이버범죄 협약, 일명 부다페스트 협약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이버보안 인재 10만명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도 소개했다. 2026년 임기까지 사이버보안 분야 신규인력 4만명을 양성하고, 재직자 6만여명의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실제 양성 인력은 4만명이다.

특징은 기존 체계에서 보다 세분화된다는 점이다. 과기정통부는 ▲정규과정 1만명 ▲특화교육 3만9000명 ▲사이버훈련장 2만5000명 ▲지역 교육 2만6000명 등으로, 초·중·고급 인재에 따른 커리큘럼은 따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고급 인력 양성의 경우 보안제품 개발 최우수 인재 양성 과정 ‘S-개발자’를 통해 매년 50명의 인력을 배출할 예정이다. 국내 대표적인 사이버보안 인재 양성 프로그램 ‘베스트 오브 베스트(BoB)’가 화이트해커 양성에 최적화됐다면, S-개발자는 보안제품 개발자 양성에 최적화됐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계가 그 인력을 수용할 여건이 되는지도 고민거리였다. 기업들이야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산업계가 품을 수 있는 인력은 한계가 있다. 전문 연구를 통해 2026년까지 4만여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 이에 맞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후 정보보호클러스터에 위치한 실전형 사이버훈련장에 방문, 교육생들의 교육 환경을 직접 살폈다. 사이버보안을 국가 안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전한 윤 대통령은 사이버안보를 책임질 핵심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는 사이버 인재 양성 간담회도 열렸다. 2015년 목함 지뢰 폭발사고를 딛고 사이버작전사령부로 전입한 김정원 중사를 비롯해 ‘천재해커’로 불리는 박찬암 스틸리언 대표, 비바리퍼블리카(토스)의 이종호 시큐리티테크팀 리더 등이 참여해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