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종합] 카카오 노조 “모빌리티 매각? 사모펀드엔 절대 안 돼”

최민지,이나연
-노조, 카카오모빌리티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 개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나연 기자] “소수에게만 이익이 집중되는 사모펀드 매각을 막아내고, 일터와 국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지켜내겠다.”

11일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관련 노동시민사회단체 등과 카카오모빌리티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서승욱 크루유니언 지회장은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완수할 수 없으니, 사모펀드에 맡기겠다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며 “겉으로는 상생과 책임, 소통을 말하면서 매각을 진행 중이라니 표리부동 극치”라고 비난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완전 매각하지 않고, 10%대 매각을 통한 2대 주주로 자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미국계 사모펀드이자 초기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고,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 책임 여론도 해결해야 한다.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올해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진 만큼, 매각도 하나의 카드로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지분 매각 상대가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라는 점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MBK 해외투자자 고수익 창출을 위해 일자리 감소‧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매각 자체도 반대하지만, MBK에 지분을 파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는 주장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이동기 금융정책위원장은 “MBK가 인수한 기업은 어김없이 비정규직부터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핵심 자산을 매각해 배당을 챙겼고, 고객마저 단기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이 반복됐다”며 “기업 인수시장에서 토종이란 외형에 호도되지 말고, 해외펀드일지라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책임 투자 원칙을 더 많이 실천하는 자본에 더 많은 기회를 부여되는 정책적 고려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노조는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했을 때 주요 지점을 폐점하고 인력 감축을 했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정민정 서비스연맹 수석부위원장은 “투기자본으로 인수된 회사 노동자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이 봤다. MBK는 매출이 나오는 핵심 홈플러스 매장이라도 부동산 가치가 높다면 폐점을 강행했고, 인건비를 줄여나갔다”며 “매장 노후로 노동자와 고객이 얼마나 불편한 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서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에서 확인되듯 MBK는 대표적인 먹튀 사모펀드로 사회적 책임은 안중에 없이 이윤에만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모빌리티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을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위기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공공성과 소비자 후생 문제도 제기됐다. 내비게이션, 택시호출 등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전국민에 제공하는 데이터가 사모펀드에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윤을 극대화하기를 원하는 만큼, 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사모펀드와 투기자본에 이러한 데이터가 넘어가면, 이들은 이윤에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견제수단이 많지 않다”고 진단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될 경우, 다른 카카오 공동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부분 외부 투자자와 합작 형태로 이뤄진 공동체들이 많은 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모빌리티처럼 상장을 고민하고 있다. 사회적 갈등이 큰 문제를 매각으로 해결하는 사례가 남으면, 다른 공동체에도 비슷한 해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카카오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와 3차 협의, 카카오모빌리티 실무교섭을 진행하는 한편 피켓시위와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카카오 신규 오피스 판교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 이후 대리운전과 내비게이션, 주차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카오T’ 앱을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누적가입자 3000만명에 월 활성 이용자 1000만명에 달한다. 카카오T 대리운전 기사는 17만명이며, 카카오 모빌리티 자회사에 소속된 기사는 1000명에 이른다. 최근 투자 유치를 통해 약 8조5000억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최민지,이나연
cmj@ddaily.co.kr,ln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