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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완전 매각’ 아냐…카카오, 2대주주 검토

최민지

-카카오CAC 배재현 투자총괄 부사장, 노조 만난 후 사내게시글 게재
-검토안은 ‘지분변경’, 10%대 지분매각 논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상당 부분 매각하는 구조는 검토조차 해본 적 없는 루머입니다. 검토하고 있는 부분은 10%대 매각을 통한 카카오 2대 주주로의 스텝 다운(step down) 구조입니다.”

6일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배재현 투자총괄 부사장은 이날 오전 카카오 노동조합과 만난 직후 사내게시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카카오 노조가 매각반대 서명운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기도 전, 배재현 부사장은 임직원에 이러한 사실을 공유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를 완전 매각하지 않고, 지분변경을 통한 2대 주주로 자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에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제시한 후 양사는 관련 협상을 진행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연내 미국계 사모펀드이자 초기투자자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투자금을 돌려줘야 한다. 당초 투자회수 기한은 지난해였으나, 국정감사 사태 등으로 올해까지로 연장됐다. 누적 투자액은 6307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올해 기업공개(IPO)를 진행해야 했으나, 거시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또한, 카카오 입장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싼 사회적 책임 여론을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택시업계와의 갈등과 동반성장위원회의 대리운전업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 등을 감안하면 모빌리티 수익‧확장도 한계다.

배재현 부사장은 “때로는 부득이하게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로의 방향성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에 상반된 입장을 가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모빌리티서비스 수익화와 사업영역 확장, 나아가 IPO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경청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연유들로 카카오는 주주구성 변화로 2대 주주로 한발 물러서서 카카오모빌리티 독립을 응원하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더 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카오는 아직 고민 중이다. 일부 지분에 대한 매각, 카카오 내에서 성장이라는 두 가지 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 의견을 반영해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배 부사장은 “여전히 카카오의 한발 물러섬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앞으로의 전진을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고민과 카카오 공동체 핵심 플랫폼인 기존의 대기업들이 해왔던 방식대로 거대한 해외 경쟁사들과 보다 대등하게 싸울 수 있게 더 커지고 강하게 결합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모든 대안과 전략을 더 넓은 시각으로 고민하다가 이번 주주구성 변경안도 검토를 하게 됐고, 아직 실제 진행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모빌리티 크루 의견을 충분히 경청하고 반영해 진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추진에 대해 카카오 CAC 센터장과 면담했다고 밝혔다. 양 측은 매각 사안을 포함해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 노동환경에 대해 협의체를 구성, 대화를 이어가기로 했다. 단, 노조는 이날 전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모빌리티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재개한다. 향후 ▲피켓 시위 ▲매각반대 기자회견 ▲카카오모빌리티와 단체교섭 등 후속 단체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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