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플레이업계도 '초격차' 위해 인재 확보 집중, 속도 붙으려면 국가 차원의 의지 필요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디스플레이업계가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인재 양성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디스플레이업계는 인재 육성과 확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중국의 기술 추격이 그보다 더 빨라지고 있어 우려가 크다.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쏟아부으며 국내 업체와 기술력 차이를 좁히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95인치 크기의 초고화질(8K) OLED 패널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TV용 OLED 패널 시장에도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가 시작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 산업통상자원부의 국책사업 ‘산업 혁신인재 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된 11개 과제 가운데 디스플레이 분야 국책과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 과제가 각각 2개, 1개인 것과 비교된다. 해당 사업은 미래 산업의 석·박사급 전문 인력을 길러 기업으로 배출해왔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전문 인력을 자체 육성하기 위해 나섰다. 디스플레이산업학회는 업계 중소기업들의 실무진 교육을 강화해 당장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학교에 이어 대학원(연세대와 한양대, 성균관대)에 각각 채용 연계형 디스플레이 계약학과를 설립하기로 했다. 석·박사급 디스플레이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목표이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학부에서 석·박사에 이르는 인재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등 관련 학과에 석·박사 과정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과정을 설치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총 50명의 우수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디스플레이업계 중소·중견기업의 실무 인력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협회는 오는 13일부터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공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보는 무료 강의를 진행한다. 또 미국 콜롬비아 대학과 연구개발 및 기술협력 방안 등을 검토해 업무협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동욱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부회장은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도 필요하지만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교육자부터 부족하고 타 산업군에 인력 유출되는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지만 정부가 디스플레이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술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된 만큼 각 산업에 진입할 학생들도 정부의 산업 육성 계획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이 디스플레이산업에 전폭적 지지를 보여준 데서 드러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BOE는 일부 공장의 경우 정부 지원금이 45%를 차지한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지는 산업이 성장세도 가파르고 산업구성원도 그 수혜를 받게 된다.
한편 디스플레이업계는 오는 8월 시행되는 첨단산업특별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별법에 따라 구성할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의 위원장을 국무총리가 맡아 혜택 강화와 기술 추가를 주도할 것으로 여겨진다. 10월경 첫 조정으로 디스플레이산업이 특별법에 포함되는 것도 이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