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플랫폼 정부’ 주도권 누가…과기정통부-행안부 기싸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플랫폼 정부’을 놓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행정안전부(행안부) 간 주도권 경쟁이 예상된다.
앞서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지난 2일 디지털플랫폼 정부 추진방향을 발표하면서 “과기정통부 장관이 컨트롤타워를 맡는 게 낫다”고 언급하며 과기정통부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하지만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누가 주도할 것인가에 대한 협의가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실행 주체는 행안부가 될 수 밖에 없는 현 거버넌스 체계를 감안하면 초기 구축 과정에서 혼선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최근 취임한 양 기관 장관들도 ‘디지털플랫폼 정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1일 취임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5가지 주요 정책 추진 방안 중 하나로 디지털 신산업의 선제적인 육성과 디지털플랫폼 정부 지원을 꼽았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운영에서 과기정통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면서도 “각 부처가 서로 마음 상하지 않게 소통을 굉장히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달 3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선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컨트롤타워 문제를 (대통령께) 열심히 설명하고, 필요하다면 과기정통부 장관이 나서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역설했다.
13일 취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국민이 요구하기 전에 편리하고 업그레이드된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구현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선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처 간 데이터 공유와 분석,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재난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각오다. 판사 출신의 이상민 장관은 국민권익위원회 행정심판담당 부위원장을 지냈으며 충암고-서울대 법대 라인을 잇는 윤석열 대통령의 4년 후배로 알려져 있다.
부처 간 파워게임이 진행되면, 현 전자정부나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 등과 마찬가지로 행안부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과기정통부에서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축 등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을 담당할 제2차관은 아직 임명되지도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에서 만들어진 디지털플랫폼 정부TF는 오는 6월 10일까지로 활동 기간이 연장됐고, 현재 디지털플랫폼 정부 민·관 합동위원회 출범 준비 중인 상황이다. 초기 협치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한편 고진 디지털플랫폼 정부 TF 팀장은 지난 18일 열린 ‘2022년 한국IT서비스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해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하기 위한 단계적 이행 로드맵을 마련했다”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추진체계를 발족하고 동시에 공공데이터 개방을 확대하는 한편 디지털플랫폼 정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3단계 디지털플랫폼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 기획 및 도입에선 디지털플랫폼 정부 특별법을 제정하고 민관협업 핵심 인프라를 구축한다. 2단계인 구축, 발전에선 정보화 사업 방식을 자체 구축에서 클라우드(SaaS) 방식 도입으로 우선 추진하며 마지막 3단계에선 디지털플랫폼 정부 해외 수출과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또,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9대 기본 원칙은 ▲민관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생태계 조성 ▲공공데이터 네거티브 원칙하에 디지털 방식 전면 개방 ▲공공서비스는 국민 관점에서 통합적, 선제적, 맞춤형으로 제공 ▲부처간 칸막이 철폐하고 디지털 플랫폼으로 하나의 정부 구현 ▲행정프로세스 재설계하고 조직문화 및 인사제도 혁신 ▲AI 데이터 기반으로 정부 정책결정 과학화 ▲개인정보 보호 및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용환경 보장 ▲데이터와 서비스의 민간 공유를 위한 개방형 표준 마련 ▲세계시장 선도 디지털플랫폼 정부 구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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