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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①] ‘다가오는 엔데믹, 비욘드 디지털(Beyond Digital)’

이상일
지난 2년여 동안 전 세계를 괴롭히던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의 끝이 어렴풋이 비쳐지고 있다. 이미 IT산업계는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해 적극적인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 경쟁은 시장 재편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디지털과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기업의 체질 변화, 그리고 엔데믹, 러-우크라, 미-중 갈등 등으로 불거진 글로벌 공급망 불안 및 자국 중심주의에 따른 기업의 민첩성 확보도 중요해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7주년 특별 대 기획 주제를 [다가오는 엔데믹, 비욘드 디지털 (Beyond Digital)]로 정하고 12회에 걸쳐 통신, 반도체, 플랫폼, 이커머스, SW, IT서비스 등 IT분야별 대응 전략을 깊이 있게 제시한다<편집자>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시대가 올수 있을까? 어느덧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는 것은 일상화가 됐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는 시대가 올수 있을까? 어느덧 마스크를 쓰고 업무를 보는 것은 일상화가 됐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2년 여 간의 팬데믹을 지나 엔데믹의 시대가 오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에 변화의 소용돌이를 겪었던 기업들은 이제 엔데믹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맞아 다시 한번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은 일상 생활은 물론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오프라인 시장의 둔화는 반대로 비대면 기반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가져왔으며 전 세계가 국경의 빗장을 걸어 닫으며 벌어진 물류 대란은 자국 생산체계로의 전환 요구를 불러오기도 했다.

콘텐츠 산업도 급속하게 성장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OTT서비스가 대중화됐으며 게임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혜주로 주목받기도 했다. 비대면 온라인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오프라인 기반 유통사들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켰다.

엔데믹 상황에서도 고객의 디지털 경험 향상과 개인화서비스에 대한 관련 기업들의 고도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몇몇 오프라인 기반 유통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이 저마다 다른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시장 재편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핵심 서비스와 상품의 판매 채널이 비대면 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데이터 분석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기 시작했다. 고객에 대한 개인화 서비스가 중요해지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데이터 분석 요구가 거세졌고 결과적으로 기업들은 폭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다루느냐는 고민에 빠졌다.

또, 데이터의 폭증은 국내에 데이터센터 시장이 폭발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 182개가 수도권에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장비 시장은 물론 애플리케이션 현대화 요구에 발맞춘 시스템 통합(SI) 사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는 기업의 일하는 방법을 혁신시키기도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확산됐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없어졌지만 한번 경험해 본 재택과 유연근무라는 경험은 기업으로서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 됐다.

이미 네이버가 주 5일 전면 재택근무를 공식 제도화하면서 오는 7월부터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직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새로운 근무제 '커넥티드 워크(Connected Work)'를 도입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신도림·일산·분당에 거점오피스를 오픈 했고, KT도 지난해부터 거점 오피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ICT 업계의 근무환경 변화는 단순히 근무지를 분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5G는 물론 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 등 기술적 연계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직방과 LG유플러스 등 가상 공간에서 가상 아바타로 출근해 다른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형태의 ‘메타버스 오피스’를 선보이는 곳이 늘어날 전망이다.

업무 방식의 변화에 따라 기업 정보화 시스템의 근간이었던 전사자원관리(ERP)에 이어 협업툴이 또 다른 대세가 되고 있다. 협업툴은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와 더불어 기업의 업무 생산성을 책임지는 핵심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다양한 기업 내 인적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에 맞추기 위한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소프트웨어 서비스(SaaS)의 활성화다. 패키지 기반의 구축형 SW가 이제 빌려쓰는 SW로 변하고 있다. 비단 이는 SW에 국한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OTT, 렌털 서비스 등과 맞물려 구독형 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조류로 부상하고 있다. 즉 소유하지 않고 빌려쓰는, 그리고 초기 투자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사용한 만큼 과금하는 경제 모델이 디지털 전환 이슈와 맞물려 경제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러한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에서 수혜를 입은 산업 종목이 엔데믹에서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기업들은 고민에 빠져 있다. 일단 각 산업별 수혜를 입은 기업들은 여전히 엔데믹에서도 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해 오프라인에서 인계받는 O2O 시장은 전세계적으로도 활성화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주문해 오프라인에서 인계받는 O2O 시장은 전세계적으로도 활성화되고 있다

일례로 외부활동과 대척점에 있는 OTT 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려 외부활동이 늘어나면 지표가 일시적으로 나빠질 수 있지만, 곧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전에도 날이 좋으면 가입자 이탈이 줄었다가, 날이 안 좋아지면 가입자가 다시 늘어나는 형태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펜데믹과 엔데믹의 간극은 여전히 크다. 최근 글로벌 기업 애플에서 사무실에서의 주 3일 근무 정책을 놓고 사측과 근로자의 갈등이 커지고 있기도 하다. 5월 23일부터 적용되는 애플의 합동 근무 계획에 따르면 직원들은 월·화·목요일은 출근해야 하지만 이에 반발해 애플의 인공지능(AI) 담당 임원이 사임하는 등 근무 방식을 놓고 사측과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대립하고 있다.

비단 이러한 갈등 뿐만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폭발적으로 늘어난 O2O 배달사업과 이동량 감소로 줄어든 운송사업, 그리고 비대면 온라인 투자 및 금융 비중이 늘어나면서 발생한 사용자 간 디지털 격차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일
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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