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성장통일까, 시스템 문제일까. 배우 김혜수를 내세워 급성장해 온 명품 플랫폼 발란이 지난달 개인정보 유출에 이어 가격 인상 꼼수로 연이어 논란 중심에 섰다. 고객 신뢰도 확보가 중요한 명품 플랫폼이 연이어 사고를 일으키면서 위기를 맞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가격 꼼수 인상 논란에 휩싸였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기 상품에 대해 할인 프로모션을 약속했지만 기존 가격 대비 더 높게 가격을 인상한 후 할인가를 적용해, 실상 할인 효과가 없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28일 유튜브채널 ‘달라스튜디오’가 운영하는 네고왕에선 명품 플랫폼 발란이 출연했다. 발란은 네고왕과 협상 끝에 지난 28일부터 5월2일까지 5일간 최종결제 금액에서 17% 추가할인을 해주겠다고 약속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방송 후 소비자들 항의가 이어졌다. 네고왕 방송 이후 제품 가격이 올랐다는 지적이 잇따른 것. 네고왕 유튜브 채널엔 17% 할인을 적용한 가격보다 프로모션 전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에 발란이 슬그머니 가격을 인상해 17% 할인율이 실상 의미없도록 만든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발란은 접속 폭주 및 가격변동 과정에서 생긴 오류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발란 측은 “업데이트 과정에서 상품 가격이 상승된 것도 있고 인하된 것도 있다”며 “지난 28일 프로모션 오픈 후 1시간 내 오류를 발견한 후 바로 조치를 취했고 29일 오후 12시 이후부터 정상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발란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사과문을 게재했다. 발란은 “네고왕 프로모션 파급력을 고려해 서버 증설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진행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트래픽이 유입되며 28일 고객들에게 큰 불편함을 초래했다”며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발란은 기존 오류로 네고왕 쿠폰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고객들에게 ‘오류가 발생한 상태로 고객이 결제한 금액’과 ‘네고왕 17% 할인쿠폰이 적용된 금액’ 차액을 적립금으로 일괄 보상하거나 부분 취소하기로 했다. 네고왕 프로모션은 서버 마비가 발생한 일수만큼 연장하기로 했다.
발란은 “상황이 수습되는 대로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해 재발방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발란은 지난달 16일 해킹으로 회원 닉네임과 이메일, 전화번호 등 일부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다. 당시 발란은 홈페이지를 통해 “16일 오후 3시10분쯤 허가받지 않은 외부 접속자가 회원정보에 비정상적 방식(해킹)으로 접근한 정황을 발견하고 즉각 모든 서비스에 대한 유출 의심 경로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발란은 명품 플랫폼 사이에서도 가파른 거래액 상승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0월 배우 김혜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한 후 3개월 연속 역대 최고 거래액을 경신해 연 거래액 3150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4분기 거래액만 2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66% 상승했다. 광고모델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발란은 올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홍역을 치룬 발란이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모션 준비 미흡으로 또다시 혼란을 야기하면서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게 됐다. 과도한 마케팅 경쟁에 치중하느라 개인정보 보호 및 서버 안정화를 소홀히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