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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D] 못생기면 어때? 가치소비에 ‘못난이 농산물’ 뜬다

이안나
국내외 커머스 분야에선 새로운 흐름에 맞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흥미로운 현상도 생기고 논란이 발생하기도 하죠. 디지털데일리는 이곳에서 일어나는 재밌는 이야기들을 찾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트렌디’한 소비자가 되는 길, 시작해볼까요?<편집자 주>
사진=NS홈쇼핑
사진=NS홈쇼핑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가전·가구 제품을 둘러보다 보면 새 상품처럼 보임에도 불구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겁니다. 왜 그런가 찾아보면 그 상품이 ‘리퍼브’ 상품일 가능성이 큽니다. 기능상 아무 문제가 없지만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거죠. 흰색 제품 일부 표면이 변색 됐다거나 가벼운 흠집이 있거나, 혹은 전시용으로 썼던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기존 리퍼브 제품은 가전 중심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최근엔 음식과 생필품 등을 다루는 곳들도 생겨났습니다. 특히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커지면서 못난이 농산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 ‘푸드 리퍼브’라고도 하는데요.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그저 못생겼다는 이유로 폐기되고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게 못난이 농산물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친환경, 가치소비 바람이 불면서 오히려 상품 가치를 잃은 상품을 적극 구매하는 흐름이 생겨난 것입니다. 맛좋고 저렴하다면 외형은 굳이 예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인 거죠.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60.5%인 1210명이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만족도는 평균 3.71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습니다. 맛·식감에 대한 만족도(3.95점)가 가장 높고 그다음은 가격(3.64점).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했던 소비자 95.5%인 1155명은 재구매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구매 활성화를 위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습니다.

못난이 상품 만족도가 높은데, 사람들이 더 많이 알고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기대가 반영된 듯 합니다. 홈쇼핑도 주요 채널 중 하나입니다. 농수산물을 주로 취급하는 NS홈쇼핑은 오는 18일 오후 8시50분 T커머스 채널 ‘NS샵플러스’에서 못난이 사과를 판매합니다. 못난이 사과는 파인 홈, 흠집, 찔리거나 멍든 자국 등 마른 상처가 있습니다. 당도를 측정하고 엄선해 맛은 일반사과와 다름 없지만 가격은 저렴합니다.

GS샵도 지난해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한 ‘채식 레시피’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고요. ‘다정한마켓’과 손잡고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반려동물 건강 간식을 판매방송 하기도 했습니다. 다정한마켓은 못난이 농산물을 이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간식을 만든느 사회적기업입니다. GS샵 소셜 벤처 창업지원 프로젝트 ‘소셜임팩트’ 2기 우승팀이기도 하죠.
사진=어글리어스 홈페이지 캡처
사진=어글리어스 홈페이지 캡처
그간 대형 유통업체들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벤트성으로 판매하던 ‘못난이 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도 생겼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을 정기구독 서비스로 발전시킨 ‘어글리어스’가 대표적입니다. 모양이나 중량이 부족해서, 급식중단으로 판로를 잃어서 등 못난이 농산물 ‘구출 긴급도’를 따져 일주일 혹은 격주로 배송하는 구독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다품종 소량 포장해 유기농 제품으로만 구성하는데 가격은 친환경 농산물 대비 10~30%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기마다 랜덤박스 형태로 제품을 보내주는데 채소 구성과 추천 레시피를 문자로 보내준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 주 레시피대로 요리를 하면서 가치소비를 한다는 만족감도 함께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글리어스는 요즘 맘카페 입소문을 타고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시작이 엄마들의 입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글리어스가 그 바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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