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LG엔솔, 전고체 배터리 '투트랙'…2026년 고분자계 '먼저'

김도현
- 고분자계, 기존 설비 이용 가능 '장점'…황화물계 2030년 상용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낸다. 경쟁사와 달리 ‘투트랙’으로 준비 중이다.

13일 LG에너지솔루션 김제영 상무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NGBS((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 2022’에서 전고체 배터리 로드맵을 소개했다.

전고체 전지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전해질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리튬이온을 옮기는 작업을 수행한다. 현재 보편화된 배터리에서는 액체 전해질을 쓴다. 액체 전해질은 안전 위험이 있다. 온도 변화로 인한 팽창과 외부 충격에 따른 누수 등으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고체 전해질은 구조상 액체 대비 충격 및 훼손 등에 강하다. 칸막이 역할도 맡을 수 있어 분리막을 최소화 또는 제외할 수도 있다. 배터리 무게가 가벼워지거나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배터리 제조사가 전고체 전지 연구개발(R&D)에 뛰어든 이유다.

이날 김 상무는 “구현 자체가 어려운 기술이다. 초기에는 액체 전해질을 섞은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나오다가 단점을 보강하면서 순수한 전고체 배터리가 생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높은 난도만큼 포기 선언을 한 업체도 여럿이다. 애플을 비롯해 보쉬가 인수한 시오, 다이슨이 투자한 삭티3 등이 개발을 중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준비 중이다. 고체 전해질 종류에 따라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고분자계 등 3가지로 나뉜다.

이중 고분자계는 액체 전해질과 비슷한 구조다.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공정이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이온전도성이 낮다는 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우선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 출시한 뒤 2030년 황화물계로 전환할 방침이다.

황화물계는 3가지 중 기술적 특성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높은 이온전도, 양산 적합성 등이 강점이다. 다만 기술장벽, 단가 등이 상용화의 장애물이다.

김 상무는 “황화물계는 기술 허들이 너무 높다. 수분에 취약해 극한의 건조 상태가 유지돼야 한다. 2030년보다 일찍 생산하는 게 목표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황화물계로 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한국 카이스트와 협력하고 있다. 연내 독일에도 리서치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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