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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배차시스템' 과감히 공개한 ‘카카오 T 택시’… 택시업계와 ‘상생’ 결실맺나

신제인
- '배차 콜 몰아주기 논란 불식', 택시업계와 ‘상생’
- 택시운영 ‘효율성’과 승객 ‘만족’, 모빌리티 산업 발전 기대

[디지털데일리 신제인기자] 최근 택시 호출 어플리케이션인 ‘카카오 T ’의 운영사인 카오모빌리티가 공식 홈페이지에 택시 배차 시스템 소개 페이지를 신설하고 직접 배차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나서면서 시장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카카오T'는 그동안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다른 모빌리티 플랫폼들에 비해 남다른 ‘체급’으로 평가받았고, 그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점점 올라가는 추세여서 그간 ‘콜 몰아주기’ 등 논란의 중심에 서곤했다.

이런 점을 감안, 카카오모빌리티의 류긍선 대표가 작년 국감에서 “그간 자료를 공개해 왔으나 사회적 눈높이에서 부족했던 것 같으니, 자료들을 추가로 공개해 정보의 투명성을 개선해 나가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최근 카카오모빌리티가 공개한 'AI 배차시스템' 알고리즘이다. 이를 통해 유관 업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각계의 오해와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것이다.
자료 : 카카오모빌리티
자료 : 카카오모빌리티
◆‘AI 배차 시스템’에 배차 수락율과 기사 평점 등 반영

카카오모빌리티는 ‘AI 배차 시스템’의 특장점과 관련해 평균 수락율·목적지별 수락율·평점 등의 ‘기사 정보'가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고 소개했다. 즉, 꾸준히 배차 요청을 수락해 운행은 완료하고, 승객에게 친절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한 기사가 AI 배차 시스템 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사정보가 반영되는 것은 '카카오T' 택시의 운영 목표가 ‘택시 운행의 효율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승객 편의성과 만족을 높이는 것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서비스의 근간은 그동안 시민들이 느껴오던 불편사항을 개선해 교통 환경을 새롭게 구축하는 데 궁극적 목적이 있다. 그러려면 운행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승객의 만족도 또한 최우선의 고려사항이 돼야한다는 논리다.

'카카오T' 택시의 배차 시스템은 모든 기사가 균일하게 받아가는, 일명 ‘배급형태’의 구조는 아니다. 기계적 평등을 지향하기보다는 열심히 승객의 호출에 답해 운행하고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실제로도 유튜브나 현장 기사들의 목소리를 통해 ‘꾸준히 운행 수락률을 높이고, 고객 평점을 높여가니 배차가 잘되는 것 같다’는 노하우들이 입소문을 통해 전해지고 있기도 하다.

◆ETA(도착 예정 시간) 기준 배차, 어떤 의미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이런 배차 시스템이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택시 수요가 급감하고 콜이 귀해지자 카카오 가맹 택시에 우선적으로 배차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단순 '거리'를 기준으로 배차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무조건적으로 승객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택시를 배차하는게 아니라, 여러 기준으로 배차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카카오 가맹 택시가 아닌 기사에게 불리하다는 주장이었다.

물론 ‘거리’ 등의 단순한 기준만을 가져간다면 관리 당국 입장에서는 편할 수 있다. 실제로 카카오 T도 초기에는 ‘기사가 승객에게 도착하는 예상시간’을 의미하는 'ETA'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 배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사가 승객 호출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는 바람에 승객 호출에 대한 수락율이 떨어졌고, 이 때문에 승객이 배차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길어질 수밖에 없는 문제점이 발생했다.

또 기사의 서비스 품질을 예상할 수 없어 승객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 또한 큰 문제였다. 이에 단순 ETA 배차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 끝에 AI 배차 시스템을 개발해 기존의 방식과 혼용하게 된 것이다.

단순히 거리로 줄세우기를 하면 자칫 서비스 퀄리티가 위협받을 수 있다. 택시를 운행하는 기사에 따라 서비스 퀄리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택시의 경우, 고객의 만족도 역시 현격히 떨어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때 발생한 고객의 정성적·정량적인 피해는 사후에 보상받는다 해도 이미 늦다. 결국 택시업계 전체로 보아도 손해라는 지적이다. 또한 이는 성실하게 자신의 본분에 임하는 기사들에게는 도리어 손해가 될 것이며, 이처럼 천편일률적 단순화는 오히려 업계 전체로 보아 마이너스가 되는 행위인 것이다.
◆"모빌리티 산업 발전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그동안의 논란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에 모든 책임을 돌리면 잠시간 모든 것이 쉬워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 변화를 선도하며 택시산업의 메기가 돼 온 ‘카카오T 택시’ 플랫폼의 노력은 외면하고 플랫폼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처사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AI 배차 시스템의 내용에는 배차 진행 방식, 구성 요소, 고려 변수 등은 물론, 시나리오별 배차 과정이나 예측모형 등의 전반적인 내용이 기술됐다. 이런 시스템 구조를 공개한 것은 국내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처음이다.

회사가 수년간 투자해 개발해온 기술 자산이 노출되고, 일부 이용자들이 악용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배차 시스템을 공개하는 것은 플랫폼 업계 전체로 봐도 상당히 이례적인 시도다. 그만큼 오해와 우려를 불식하겠다’는 카카오 모빌리티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평가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민간기업인 플랫폼에게는 전반적인 서비스 퀄리티를 높여 더 많은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공급자가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생존의 필수조건이다.

과연 이번 AI배차 시스템의 공개로, 택시운영의 ‘효율성’과 승객의 ‘만족’을 통한 택시업계 ‘상생’으로 이어져 모빌리티 산업 자체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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