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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IPO] 쪼개기 상장 “NO”...SSG닷컴, 이마트와 ‘선순환’ 구축

이안나
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주요 성장기업이 속속 기업공개(IPO) 절차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면서(高) 적기에 IPO를 진행(GO)하는 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데일리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IPO 준비 과정을 집중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정부가 기업들 ‘쪼개기 상장’ 심사 강화를 예고한 가운데, 올해 기업상장(IPO)을 준비하는 SSG닷컴은 ”근본적으로 결이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자회사 상장으로 모회사 가치가 하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입는 사례들과 달리, SSG닷컴과 이마트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는 이유다.

14일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대표 주간사 선정 이후, 상장 예비심사 청구를 위한 일정 조율 중에 있다. IPO 자체에 속도를 내기보다 기업가치를 가장 높게 받을 수 있을 때 들어갈 수 있도록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일각에서 지적하는 쪼개기 상장 논란은 SSG닷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쪼개기 상장이란 물적분할을 통해 모회사 핵심 사업이 자회사로 분리된 후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것을 뜻한다. 쪼개기 상장이 논란이 된 건 지난 1월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계기로 소액주주 이익 훼손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부터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부가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이 출범, 상장하자 핵심 사업이 빠진 LG화학 주가가 1년 가까이 연속 하락한 것.

LG화학 내 배터리 사업을 보고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은 반토막 난 LG화학 주식을 팔고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높은 가격에 되사야 했다. 이런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소액주주들 피해가 확산되자 한국거래소는 알짜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상장하는 사례는 더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후보 시절 ‘주식 물적분할 요건 강화 및 주주 보호대책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마트에서 물적분할해 출범했던 SSG닷컴이 올해 IPO를 추진한다. 쪼개기 상장과 무관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물적분할이 이미 2018년 이뤄져 3년 이상 시간이 흐른데다 초반부터 IPO를 예고해왔기 때문이다. 모회사 지원을 받아오다 갑작스럽게 물적분할해 상장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SSG닷컴은 이마트는 물론 백화점까지 상호 보완관계를 갖고 있어 오히려 주주가치 ‘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LG에너지솔루션 등 모회사와 물적분할 신설법인 간 특별한 사업연계가 없는 사례들과는 다르게 SSG닷컴과 이마트는 같은 고객을 대상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각 채널에서 핵심 역량을 발휘한다는 이유다. SSG닷컴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고평가 받는 이유 역시 신세계그룹 오프라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가 포함돼있다.

SSG닷컴은 다른 주요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핵심 경쟁력인 배송 서비스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에 더해 전국 120여곳 이마트 점포에 위치한 P.P(Picking&Packing)센터를 활용한다. 이는 쿠팡과 달리 관리 가능한 수준 손익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특히 SSG닷컴은 이마트 장보기 상품이나 백화점 패션·명품 브랜드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즉 SSG닷컴 매출 성장은 궁극적으로 이마트 및 신세계 포함 그룹 계열사 전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내 SSG닷컴·지마켓글로벌·SCK컴퍼니(스타벅스코리아)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고 연내 그룹사 전체 멤버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온·오프라인 고객이 함께 혜택을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온오프라인 융합전략은 아마존과 월마트 등 글로벌 대형 유통업체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일치한다.

SSG닷컴 관계자는 “향후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 역시 테크 역량 확보 및 물류 인프라 구축에 집중하면서 결국 선순환이 이뤄진다”며 “신세계그룹이 추진하는 ‘신세계 유니버스’를 위해선 온오프라인 융합이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도 SSG닷컴 모회사 이마트를 내다보는 시각은 긍정적이다. IBK투자증권 안지영 연구위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SSG닷컴과 G마켓과의 PMI(기업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 구체화가 전망되는데, 지역거점센터 계획(이마트 PP센터,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확대 등)이 이를 뒷받침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SSG닷컴 적자 수준과 멤버십 효과, 올해 시장 경쟁 강도 등 변수가 있지만 할인점 기존점 식품 경쟁력과 스타벅스와의 시너지 등에 근거할 때 펀더멘탈 개선은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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