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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작년 매출·적자 ‘사상최대’…“국내 성장 기회 아직 커”(종합)

이안나

- 쿠팡 연간·분기 매출 모두 ‘역대 최대’ 기록
- 덕평물류센터 화재·코로나19 방역 비용 증가로 적자도 3배 이상 증가
- 쿠팡 “신사업 투자하되 손실 규모 줄일 것”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이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속되는 신사업·물류센터 투자로 손실 규모도 크게 늘었다. 올해 멤버십 개편 등에 시동을 건 쿠팡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미국 현지시각)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 184억달러로 전년대비 5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4% 증가한 50억달러(약 6조375억원) 매출을 냈다. 분기와 연간 기준 모두 사상 최대 기록이다.

쿠팡은 “지속적인 통화 수입 증가율은 39%로, 이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유로모니터 기준) 2배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적자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순손실은 15억4259만달러(1조8627억원)로 전년 4억6316만달러에서 3배 이상 커졌다. 지난해 2분기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손실 2억9600만달러(약 3237억원)가 포함됐다.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은 4억498만달러(약 4890억원)다.

쿠팡은 “4분기 순손실과 조정 EBITA(상각 전 영업이익)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비용 1억3000만달러(약 1564억원)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쿠팡의 기록적 매출은 활성 고객 수 확대와 유료 멤버십 가입자 수 증가가 요인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적 있는 활성 고객 수는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한 1793만6000명이다. 쿠팡 활성고객 1인당 순매출(구입액)도 283달러(약 34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 증가했다.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00만명으로 집계됐다. 쿠팡 활성 고객 중 절반 가까이 유료 멤버십을 이용한 셈이다.

쿠팡은 지난해에도 전국 물류 인프라 확충에 집중했다. 지난해에만 1500만 평방피트(약 42만평) 물류 인프라를 추가했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새벽배송·당일배송 등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인구 70%는 쿠팡 배송센터로부터 10km 이내 거주한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장기적으로 매출 7~10%를 조정 EBITDA로 거두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쿠팡은 중국·미국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세번째로 크다고 분석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국내 이커머스 연평균 성장률이 11%로 계속 확대되면서 쿠팡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쿠팡은 가장 큰 이커머스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침투율이 10%밖에 안되고 리테일 시장에선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불과해 향후 성장 여력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상반기엔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하반기 코로나19로 수요 변동이 커져 주문처리에 제약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올해 쿠팡이츠 등 신사업에도 2억달러(약 2400억원) 가량 투자를 확대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모색한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지난해 한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앱으로 꼽히기도 했다”며 “이제 기존 커머스와 시너지를 창출하고, 영업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은 올해 수익성 개선에 시동을 걸 방침이다. 투자자들을 위한 올해 가이던스로 조정 EBITDA 기준 손실 규모를 4억달러(약 4830억원) 미만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쿠팡은 올해 효율성 제고와 운영 레버리지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며 “1분기 총이익률(Gross Margin) 2.5% 포인트 이상 성과를 거두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최고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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