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2] GSMA, MWC서 '망 이용대가' 논의…韓 미칠 영향은?
[디지털데일리 강소현기자] 세계 각국 통신사업자(ISP)들이 넷플릭스 등 빅테크기업에 대한 망 이용대가 부과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된다. 글로벌 차원에서 망 이용대가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현지시각)부터 4일 간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2’에선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디지털전환을 위한 자금조달(Financing the 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장관급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현지시각으로 1일 진행되는 이 세션에서는 인도 통신사 바르티 에어텔의 수닐 바르티 미탈(Sunil Bharti Mittal) 회장과 디지셀그룹의 데니스 오브라이언(Denis O'Brien) 회장 등이 참여해 향후 디지털전환을 위한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망 이용대가는 이날 투자재원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언급될 전망이다. 앞서 GSMA는 지난해 10월 콘텐츠사업자(CP)가 네트워크 안정성 유지에 기여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후 3개월 간 기여방식을 두고 논의한 가운데 이날 그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GSMA 측은 “증가하는 초고속인터넷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통신사업자가) 2025년까지 네트워크에 투자해야 할 비용은 9000억달러(약 1080조원)로 예상된다”며 “초고속, 최고 품질의 인터넷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통적인 파이낸스 모델과 라이센스 분야에서 많은 기여와 장려를 가능하게 할 수단을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 ISP들은 MWC2022를 계기로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 지급을 요구하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업계관계자는 “(넷플릭스는) 해외에서 망 이용대가 내는 사업자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만의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 글로벌 모든 ISP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사안임을 MWC2022를 통해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논의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늘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 기업 간 계약상 비밀유지의무 탓에 망 이용대가를 지급한 선례는 물론, 지급의 근거가 될만한 데이터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 넷플릭스는 국내 ISP들의 망 이용대가 지급 요구에 대해 “해외 ISP에 망 이용대가를 지불한 선례가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넷플릭스의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 토마 볼머(Thomas Volmer)는 지난해 내한 당시 "과거에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했을 수 있다. 실제 그랬다는 것을 공시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라면서도 "현재 기준으로 무상 상호접속 원칙 하에 전 세계 어느 ISP에게도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로컬 ISP만 차별적으로 대우를 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며 우회적으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할 수 없음을 피력했다.
최근 국내 뿐 아니라 유럽 내 통신사들을 중심으로도 빅테크기업이 네트워크 개발 비용의 일부를 부담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럽 4대 통신사는 지난 14일 빅테크기업의 네트워크 개발비용 공동 부담 규칙을 제정해달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유럽연합(EU) 의회에 냈다.
보다폰(영국)·텔레포니카(스페인)·도이치텔레콤(독일)·오렌지(프랑스)의 최고경영자(CEO)는 “모바일 트래픽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 부담 역시 크게 늘었다”며 “소수의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 전체 트래픽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거대 플랫폼들과 공정한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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