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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유망기업탐방] 유니젯, 잉크젯 시대 연다…디스플레이부터 배터리까지

김도현
유니젯 평택 신공장 조감도
유니젯 평택 신공장 조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세계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는 해외의존도가 높다. 일본 수출규제는 한국 기업의 약점을 부각했다. <디지털데일리>는 소부장 육성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 기업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 유망기업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다.<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프린터에 주로 쓰이는 잉크젯 기술 적용 범위가 늘어나고 있다.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의료기기, 배터리 등으로 확산 중이다.

잉크젯은 잉크젯 헤드(노즐)를 이용해 잉크를 도포하는 프린팅 방식이다. 재료를 원하는 위치에 분사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기술력 향상으로 미세패턴을 그리거나 물체를 3차원(3D)으로 묘사하는 등 수행 작업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 4일 방문한 유니젯은 잉크젯 전문기업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인쇄전자용 잉크젯 장비 사업을 개시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다양한 분야에 잉크젯 기술을 적용했거나 도입을 앞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젯 김석순 대표는 LG전자, 삼성테크윈 등에서 근무한 뒤 2002년 회사를 세웠다. 현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출신을 비롯한 40명 내외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초기에는 시장 자체가 크지 않아 사업이 어려웠으나 2007년 잉크젯 자외선(UV) 코팅설비를 출시하면서 자리를 잡아갔다. 2015년에는 잉크젯 기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박막봉지(TFE) 공정 제조장비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중국 고객사 등에 납품하면서 매출 발생이 본격화했다.

TFE는 OLED 유기물층의 공기와 수분 침투를 막는 보호막이다. 무기막과 유기막을 번갈아 쌓아 만드는데 유기막 형성 시 잉크젯을 사용한다.

2019년에는 마이크로OLED용 TFE 잉크젯 설비를 처음으로 공급했다. 마이크로OLED는 유리 기판 베이스인 일반 OLED와 달리 실리콘 기판으로 만들어진다. 실리콘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OLEDoS(on Silicon)으로도 불린다. 화소 크기가 4~20마이크로미터(㎛)로 해상도가 높은 제품이다. 작은 화면을 가까이서 봐야 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기에 적합한 패널이다.
마이크로OLED용 잉크젯 설비
마이크로OLED용 잉크젯 설비
회사 관계자는 “2018년부터 고객 요청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0.4㎛ 두께 코팅 기술을 확보한 업체는 우리뿐”이라면서 “잉크 뭉침 현상을 해결해 균일한 코팅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유니젯은 작년 11월 관련 장비 생산능력을 연간 30대로 늘리기 위해 85억원을 들어 경기 평택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KDB산업은행으로부터 3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이 AR 글라스를 준비하는 등 시장 개화가 예상되면서 고객사 의뢰가 늘어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3개 내외 디스플레이 업체가 애플로부터 연내 마이크로OLED 품질 인증(퀄)을 받아 양산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전해진다.

유니젯은 OCR(Optical Clear Resin) 잉크젯 설비도 준비 중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패널 두께 및 베젤 최소화를 위해 접착 필름인 OCA(Optically Clear Adhesive) 대신 액체 형태 OCR 활용도를 늘려가는 추세다. 곡면 접착도 가능해 구부리는(플렉시블) 패널 구현에도 유리하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고객사 요청을 받은 협력사 수년간 개발을 시도했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안다. 잉크젯 기술을 갖춘 유니젯에게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니젯의 강점은 잉크젯 헤드를 제외한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는 점이다. 잉크젯 장비는 도포하는 속도와 양을 조절하는 제어기와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한데 유니젯은 내재화에 성공했다. 대형 기판에 최적화된 프린트 컨트롤러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소재업체는 물론 배터리, 의료기기 업계와도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배터리 및 소재사 생산라인에 잉크젯 장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의학 분야에서는 치과용 3D 프린터가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유니젯은 관련 컨소시엄에 합류한 바 있다.

유니젯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정부 과제에 참여하는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도 한창이다. 사업 영역 확대는 물론 메인인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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