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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LED 기술의 향연속 곳곳에 정치적 복선…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박기록
역시 거장 장예모(장이머우) 감독다운 스토리와 웅장함이 그대로 표현된 무대였다. 장예모 감독은 지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의 개‧폐회식 행사의 총연출자이기도 하다.

4일 저녁, 화려하게 개막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개막식 축하 무대는 거대한 ‘LED의 향연’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압도적이과 화려한 비주얼을 지구촌에 선보였다. 1만1600㎡(제곱미터)에 달하는 무대가 HD LED 스크린으로 채워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개막식 행사에 많은 인원이 동원될 수 없는 상황을, LED 디스플레이로 대체한 듯 개막식 공연 내내 LED를 통한 다양한 영상과 콘텐츠를 전달했다.

이날 개막식의 카운트다운은 2월4일, 24절기중 ‘입춘’(立春)의 의미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개막일에 의미에 대해서는 정치적 해석은 있을 듯 하다.

겨울 올림픽임에도 ‘얼음이 녹고 봄이 온다’는 입춘을 강조한 것은 지난 수년간 이어진 신냉전에 대한 중국측의 메시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개막식에서는 또한 LED를 이용해 봄에 홑씨를 뿌리는 민들레 공연, 눈꽃을 주제로 한 공연 등도 특히 눈길을 끌었다. 중국의 힘을 과시하기위한 '팍스 차이나'의 홍보에 비중을 둘 것이란 예상을 깨고 서정적인 공연으로 대부분 채웠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인상 깊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중국 국기(오성홍기) 게양하는 과정에서 중국내 소수 민족들과 한족이 모두 참여했고, 특히 최종 성화주자에 신장위그르자치주 출신의 선수를 선정하는 등 개막식 내내 곳곳에 중국 정부의 정치적 복선으로 읽힐 수 있는 장면들은 눈에 많이 띠었다.
TV생중계 화면 캡쳐 (SBS)
TV생중계 화면 캡쳐 (SBS)

개막식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입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앞서 미국 등 주요 서방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에 귀빈석은 역대 어느 대회때보다 썰렁한 것은 감출 수 없었다.

하계 및 동계올림픽 개회식의 첫 순서인 오륜기(올림픽기)의 등장은 파격이었다. LED 디스플레이로 표현된 물과 얼음, 그리고 앞서 23회 동안 치러진 동계 올림픽의 역사를 얼음으로 형상화된 무대에 빔으로 소개됐다. 이어 아이스하키 퍽으로 얼음을 깨고, 그 속에서 오륜기가 등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개회를 선언하고, 선수 선서 등이 이어졌다. 600여 명의 어린이가 출현 출연한 공연에선 어린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바닥의 스크린에 움직이는 효과가 표시되는 인공지능(AI) 라이브 모션 캡처 기술도 인상적이었다.
TV생중계화면 캡쳐(SBS)
TV생중계화면 캡쳐(SBS)

이번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슬로건은 ‘함께하는 미래(Together for a Shared Future)다. 91개 나라, 2900명의 선수들이 출전해 오는 20일까지 열전을 펼친다. 모두 7개 종목 109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선수단 입장식순서에서 한국 선수단은 73번째로 입장했 쇼트트랙 국가대표 곽윤기와 김아랑 선수가 기수를 맡아 행진했다.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인 성화 점화는 예상을 깬 반전이 있었다. 1960년대생인 중국의 스피트스케이팅 선수가 성화를 들로 스타디움에 들어서고, 이어 각 2020년대 생까지 중국의 동계 스포츠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성화를 이어받았다.

마지막 성화 주자인 2001년생 남녀 선수가 달려간 곳은 운동장 한가운데 눈꽃 송이의 한가운데 설치된 조그만 성화안치대에 였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였다. 깜짝 놀랄만한 성화 퍼포먼스는 없었다. 언론들은 ‘역대 동계올림픽 성화대중에 가장 소박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같은 '역사상 가장 소박한 성화대'는 저탄소 환경문제를 해결에 대한 메시지를 촉구하기위해 설게됐다. 앞서 장예모 감독은 올림픽 100년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변혁적인 방법을 선보이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그 비밀이 풀린셈이다.

한편 이 장면에서 주목할 것은 최종 주자중 남자는 노르딕복합에 출전하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출신의 ‘자오자원’선수이다. 미국 등 일부 서방 국가들이 제기하는 신장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반박한 퍼포먼스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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