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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빅블러시대] 지금 이 순간, 플랫폼은 ‘슈퍼앱’으로 향한다

최민지
빅블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존재하던 것들의 경계가 뒤섞이는 현상을 뜻한다. 코로나19 팬데믹 확산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전세계에서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게임 룰이 바뀌고,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이 달라지고, 비즈니스 영역 구분이 모호해졌다. 한국도 이에 빠르게 대응해 빅블러 시대 글로벌 주도권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2022년 임인년을 새해를 맞아 IT 기업들의 합종연횡·신시장 개척 등 위기 대응 전략을 살펴보고 변화에 대응하는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앱 하나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누리는 ‘슈퍼앱’, 이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플랫폼 트렌드다.

대표적인 슈퍼앱 ‘그랩’은 동남아시아 차량공유서비스로 시작해 금융, 유통, 배달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며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기록됐다. 그랩뿐 아니라 위챗, 알리페이, 고잭 등은 결제, 배송,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다양한 기능을 포괄한 슈퍼앱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빅테크 플랫폼사를 비롯해 모빌리티, 여행, 이커머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 내에서 슈퍼앱 플랫폼 전략이 본격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기업은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에 진출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사용자는 개별 앱 다운로드 필요 없이 기존 앱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톡을 들여다보자.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미 수년전부터 신사업 확장을 꾀하면서 지금의 슈퍼앱 모습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결과, 앱 하나에서 검색부터 쇼핑, 결제, 콘텐츠 등을 모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이용자는 네이버 앱을 열어 상품을 검색 후 네이버페이로 주문하고, 원하는 식당을 예약할 수 있다. 카카오톡에서는 메시지 전달뿐 아니라, 카카오페이로 송금하고 원하는 공연을 예매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뿐만이 아니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과 스타트업도 슈퍼앱으로 확장하기 위해 분주하다.

모빌리티앱은 슈퍼앱 격전지다. 카카오T는 택시호출, T맵은 내비게이션, 쏘카는 차량공유 1위 서비스다. 그러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을 지향하며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모두 렌터카, 주차, 전기자전거,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에 이르기까지 이동 전반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앱 하나로 운전자‧비운전자 할 것 없이 모든 고객의 이동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모텔‧호텔 예약으로 시작했던 여행앱은 이제 교통과 여행지에서 즐길거리 등을 포함한 여가 전반을 위한 슈퍼앱을 목표로 한다. 이와 관련 야놀자는 국내외 숙박과 레저뿐 아니라, 레스토랑, 항공‧철도‧렌터카와 같은 교통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인터파크를 인수하며 해외여행뿐 아니라 ‘공연’ 강점까지 갖추게 됐다. 여기어때 또한 숙박 예약에 머물지 않고 레저와 티켓, 렌터카, 맛집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배달주문 앱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커머스 경계로 넘어오는 모습이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더이상 배민은 음식배달 앱이 아니다”라며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음식이나 식재료 주문뿐 아니라 생필품까지 배송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뷰티‧패션‧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입점한 배민스토어까지 시범 운영하고 있다.

삼성SDS ‘홈IoT사업팀’ 인수를 추진하는 직방은 종합 프롭테크 기업을 목표로 한다. 부동산 중개 앱에서 벗어나 수리‧보수, 청소‧컨시어지 등 주거와 관련된 다양한 영역을 다루겠다는 설명이다. 오늘의집 또한 인테리어 콘텐츠‧커머스뿐 아니라 리모델링 시공‧중개‧수리‧설치에 이어 이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을 표방한다.

금융권에서도 슈퍼앱 바람이 불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처럼 기존 흩어진 앱들을 통합한 금융 슈퍼앱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금융그룹이 하나의 슈퍼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지난해 10월 밝힌 바 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앱을 개편해 6개 계열사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았고, 우리은행도 ‘우리WON뱅킹’에 우리페이를 도입, 은행‧카드‧보험‧통신‧부동산 정보까지 통합한다.

지난 3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뿐 아니라 고객 일상생활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시켜 비대면에서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 완성도를 높여가겠다”고 발언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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