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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디지털 공정경제’ 조성 위해 플랫폼 고삐죈다

왕진화
-제2의 쿠팡 막는다…대기업집단 규율체계 보완 주력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온라인플랫폼 기업과 대기업집단에 대한 고삐를 바짝 당겨 잡는다. 각각 디지털 공정경제와 대기업집단 지배구조 및 거래질서를 정립하기 위해서다.

온라인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내부거래 감시 강화, 총수 지정제도 등 대기업집단 규율 잡기에도 나선다. 또,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거래에서도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점검한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이 핵심 과제로 내놓은 3가지는 ▲디지털 분야 불공정행위 근절, 디지털 공정경제 기본 규범 제도화 ▲대·중소기업간 자율적 상생문화 확산, 취약계층 포용 기반 강화 ▲대기업집단 규율체계 합리성 제고, 업그레이드된 규율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게 골자다.

먼저 공정위는 혁신 분야 전체에 대한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한다. 예를 들면 모빌리티·온라인쇼핑 분야에서 자사 우대, 앱 마켓 분야에서의 멀티호밍제한(다른 플랫폼 이용 제한) 등이다.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력 남용행위를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웹툰·웹소설 분야의 2차 저작권 양도 요구, 음악 저작권 분야의 경쟁사업자 진입 차단 등 지식재산권(IP) 관련 불공정거래 감시도 강화한다. 반도체 시장에서 장기 계약을 강제하는 방식으로 경쟁사와의 거래를 방해하는 행위도 집중 감시 대상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 가상 구매, NFT 등을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콘텐츠 거래에서 소비자정보제공·청약철회제도 등 소비자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도 점검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음원서비스 등 디지털 구독 서비스 이용 해지 절차, 취소 수수료 등 실태도 파악해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디지털 공정경제 기본규범을 제도화한다.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을 제정해 플랫폼거래에서 소상공인과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거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정보 노출 순서 결정 기준 등 핵심 거래조건을 계약서 필수 기재사항으로 포함하고, 계약 변경·해지 시 사전 통지 의무를 규정할 방침이다.

온라인 거래 과정에서 플랫폼사업자의 책임을 높인 ‘전자상거래법’ 전면 개정도 추진한다. 플랫폼 특성을 반영해 시장 획정, 지배력 평가 기준 등을 구체화하고 대표적인 경쟁제한행위 유형 예시를 담은 심사지침을 만든다.

또, 공정위는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 온라인 법률서비스 등 비대면 거래분야에서의 담합·사업자단체 금지행위 등 경쟁제한행위를 집중 감시한다.

이커머스,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 인수합병(M&A)에 적극 대응하고, 항공 등 구조조정 성격 M&A를 신속하고 면밀하게 심사·처리한다. 플랫폼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태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거쳐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보완한다.

온라인사업자가 소비자 가입 정보뿐만 아니라 가입 후 자동수집하는 개인정보까지 보호하도록 온라인쇼핑·게임 표준약관도 개정된다. 언택트 소비확산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는 온라인쇼핑몰·TV홈쇼핑 분야 표준거래계약서도 개정된다. 공정위는 이 밖에도 온라인 유통 환경에서 빈발하는 불공정행위와 아울렛·복합쇼핑몰 판촉비용 전가 등 고질적 불공정행위도 점검한다.

공정위는 대기업집단 규율체계 일관성과 합리성 제고를 위해서도 활발히 움직인다. 특히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에서 동일인 정의규정을 마련하고, 동일인 관련자의 범위를 합리화하는 등 개선방안도 꾸린다. 이는 제2의 쿠팡을 막기 위한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쿠팡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그룹을 지배하는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로 동일인에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외국인 총수’를 지정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가 제시한 현안 과제 2가지는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국민 부담을 가중시키는 불공정·소비자피해 대응 ▲불공정행위를 신속히 차단하고 피해를 내실있게 구제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방역단계 조정시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분야의 불공정행위에 선제 대응한다.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숙박앱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의 중소 숙박업소·여행업계 대상 불공정행위 감시를 강화한다. 불공정행위 대응 역량 제고를 위해 사건처리 방식을 개선한다. 중소기업의 애로가 큰 하도급 대금 분쟁에 있어 조정성립률을 제고하기 위해 감정평가 절차를 도입한다.

공정위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디지털 공정경제를 구현하며 지속가능한 혁신기반을 마련하고, 갑과 을이 동행하는 따뜻한 시장환경을 조성하며,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지배구조와 거래질서를 정립할 것”이라고 전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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