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통신3사가 올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3개분기 연속 기록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제조사들이 내놓은 신규 스마트폰이 줄줄이 흥행하며 5G 가입자가 증가한 것이 주효했단 분석이 나온다.
정작 통신사들은 호실적에도 표정관리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계속되는 5G 품질 논란에 이어 KT가 지난달 25일 전국적인 유무선 통신장애를 일으키면서다. 탈통신을 숙제로 해온 통신사들이 거꾸로 통신품질에 대한 신뢰 되찾기 숙제를 받게 됐다.
◆ 통신3사 합산 영업익 1조원 시대 계속될까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전망치)는 1조437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3%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49% 증가한 14조5643억원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 증가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KT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37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7.3% 증가할 전망이다. KT는 오는 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앞선 5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지난 2010년 LG그룹 통신사(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 합병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27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9.71% 성장을 전망한 증권가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조4774억원으로, 4.1% 늘었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은 전년동기보다 9.57% 늘어난 39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인적분할을 위한 주식 매매거래 정지 기간인 SK텔레콤은 오는 10일을 전후로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3사가 이번 3분기에도 합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을 경우 올해 1분기부터 3개분기 연속 달성하는 기록이 된다. 앞서 통신3사는 지난 1분기 합산 영업이익 1조108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7년 2분기 이후 14개분기만이었다. 2분기에도 1조1408억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거두며 성장세를 이었다.
◆ 고ARPU 5G 가입자, 연내 2000만명 달성 기대
통신3사의 이 같은 호실적은 계속되는 5G 가입자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총 1840만5753명이었다. 전달보다 60만5706명이 더 늘어난 수치다. 전체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가운데 5G 가입자 비중은 약 25.5%에 달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5G 가입자는 전년보다 89.1% 급증한 410만8000여명이다. 5G 누적 가입자 비중은 핸셋(이동전화) 가입자 대비 36.1%에 달한다. LG유플러스는 연말 5G 보급률이 40%, 총 5G 가입자는 4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5G 가입자 확대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증대로 이어진다. 특히 5G 가입자는 통신사 입장에서 LTE 대비 ARPU가 높은 고객이다. 통신3사는 최근까지 전년동기 대비 두자릿수의 5G 가입자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대체로 3만원 초반대 ARPU를 유지해오고 있다. LG유플러스의 3분기 서비스 ARPU는 3만912원이었다.
◆ 5G 품질 논란 여전…KT 통신장애까지 발발
통신3사는 그러나 올해 연이은 호실적에도 몸을 사리고 있다. 5G 가입자 수가 느는 만큼 품질 불만을 제기하는 가입자들도 늘고 있어서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통신사들은 5G의 낮은 품질과 비싼 요금 논란으로 정치권의 맹공을 받았다. 특히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알려진 28㎓ 5G 기지국 투자가 미진한 데 따른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KT 유무선 통신장애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KT는 사태 발생 이후 일주일 만인 지난 1일 약관과 관계 없이 장애 시간에 대한 서비스 요금의 최대 10배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는다. 개인 고객의 경우 1000원(월 납부금액 5만원 기준), 소상공인의 경우 최대 8000원(월 2만5000원 요금제 기준)에 그치는 수준이어서다.
통신업계는 이처럼 5G 품질 논란과 KT 통신 장애 사태에 따른 네트워크 운영·관리 불신이 부각되면서, 통신사들의 내년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전망치)가 올해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