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리보고서] 미국·유럽에 쏠린 K-배터리의 시선…'각양각색' 대응 전략 나왔다
디지털데일리 소부장박대리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박대리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박대리보고서>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박대리보고서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고성현 기자]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 설명회(컨퍼런스 콜)가 이번주에도 이어졌습니다. 지난주 포스코퓨처엠, 삼성SDI 등이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한 데 이어 에코프로비엠,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엘앤에프, SK이노베이션(SK온 포함)의 발표가 진행됐죠.
이들 실적 발표의 흐름은 대다수 유사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탈중국 기조에 따른 무역장벽을 노린 보급형 확대 전략, 재무 건전성을 위한 투자 축소가 대표적입니다. 미국과 일부 유럽 내에 존재하는 탈중국 수요를 적극적으로 잡되 무리하지 않겠다는 기조죠. 아울러 하반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발 관세 파동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있어, 이에 따른 대비도 착실히 해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지난달 30일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목표로 현재 전환 투자를 집행 중인 미국과 유럽 내 ESS 라인 조기 안착을 내걸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홀랜드시의 단독 공장에서 증설한 2동, 3동을 ESS 라인으로 증설하고 있으며, 2분기 내 2동 가동을 시작해 리튬인산철(LFP) 기반의 ESS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홀랜드 공장에 지을 예정이었던 도요타 등 전기차용 배터리 라인은 5월 중 인수가 마무리 될 랜싱시(전 얼티엄셀즈 3공장) 공장을 통해 확대할 계획도 세웠죠.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ESS 라인 전환 투자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예정대로 라인 전환이 이뤄지면 이를 통해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로부터 받은 ESS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 한편, 이외 유럽지역과 아시아 등으로의 LFP ESS 배터리 확판을 추진합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애리조나 공장에서 확보한 테슬라, 리비안 등의 수주를 기반으로 46시리즈 제품 판매를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며, 신규 개선품을 비롯한 현지 생산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외 테슬라향 전략형 배터리인 2170 개선제품을 2분기 이후 납품하고, 46시리즈에 대한 납품 일정 확정에 따라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내용도 공유했습니다.
이와 함께 관세 부담 최소화 및 비용 절감 노력에 대한 언급도 내놨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진출 예정인 소재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현지 공급망 구축을 앞당기고 권역별로 최적화된 원재료 공급망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생산원가를 혁신적으로 낮출 수 있는 건식전극 공정 개발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제시했습니다.
이창실 CFO는 "전년 대비 30% 이상으로 투자집행(CAPEX) 규모를 낮추고 증설을 축소하고 운영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며 "인프라 투자비를 고려해 당분간 신규 증설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투자비 절감 차원에서 GM으로부터 랜싱 자산매입을 결정했다. 아울러 시장과 고객 면밀히 고려하고 유럽 폴란드 공장의 EV라인 ESS 전환해 유휴 설비 활용을 진행해 타 애플리케이션 및 케미스트리 적극 대응해 수요 다운사이드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죠.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도 비슷한 기조의 배터리 소재 투자 계획을 내놨습니다. 관세로 인한 전기차로의 수요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보수적 재고 운영과 투자 축소 기조를 잇되 미국향 투자는 지속하겠다는 것이죠.
LG화학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에서 "2분기는 극심한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고객사의 보수적 재고 운영이 예상되며 전분기 대비 상당 수준의 물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연간 기준으로는 주요 OEM 고객사의 연간 가이던스 조정 가능성에 따라 당사 물량 출하 다운 리스크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확보한 테네시 공장의 조기가동을 검토하는 등 관세 리스크를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2026년부터 가동이 예정된 테네시 공장을 통해 현지 공급을 요구하는 고객 수요 대응에 있어 경쟁 우위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며 "미국 테네시 공장 증설 일정 변동에 대해서는 가동 시점을 앞당기는 것에 검토 중이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현지 생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 모색할 계획이고, 기존과 같이 2026년 1만톤 양산 가동을 시작해 28년 6만톤 계획은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관세와 관련해 "중국을 제외한 각국 대미 상호관세 적용이 90일 유예되기는 했으나 기본관세 10%가 4월 5일부로 부과되고 있으며, 미국향 양극재에 대한 구매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LG화학은 2026년부터 가동예정된 테네시 공장을 통해 현지 공급을 요구하는 고객 수요 대응에 있어 경쟁 우위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는 이들과는 조금 다른 비전을 내놨습니다. 에코프로비엠은 내년 가동할 헝가리 공장을 토대로 유럽 내 점유율 확대를 천명했고, 엘앤에프는 테슬라향 매출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과 북미향 LFP 양극재를 해답으로 내놨죠.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대표는 "헝가리 공장의 생산 규모는 3개 라인 구성에 연간 5만5000톤으로 현재 소방시설 점검 등 건물 사용 승인이 진행 중"이라며 "승인과 시운전이 올해 완료되면 연내 샘플 제출 이후 내년 1분기부터 1개 라인을 시작으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홍관 에코프로비엠 구매담당 전무도 "TCA 규정을 보면 2027년 이후 EU산 양극재가 필수가 된다"며 "헝가리 공장은 내년 생산에 돌입할 예정으로, (선제적 진입에 따른) 큰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죠.
이와 함께 유럽 내 국내 배터리 3사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기존 고객사 루트 다변화와 신규 수주 확보를 꼽았습니다. 최종 고객사인 자동차 OEM으로의 직납으로 공급 루트를 안정화하는 한편, 중국 CATL·프랑스 ACC 등 유럽 진출 기업과 현지 배터리사로의 공급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목표죠.
엘앤에프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세 여파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연간 출하량 목표를 상향 조정 했습니다. 엘앤에프는 올해 초 제시한 '전년 대비 30% 증가' 가이던스를 40%로 올려잡았죠. 특히 NCMA95 신제품의 단독 공급이 본격화되며 2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70% 증가가 예상되고, 3분기 역시 40% 이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전망입니다.
특히 테슬라로 추정되는 북미 고객사의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해 "신제품이 탑재된 차량의 경쟁력이 높고,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이라는 점에서 출하 흐름은 견조하다"며 "2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70%, 3분기에도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생산능력과 관련해서는 "구지 3공장이 완공되면서 NCMA 기준 연간 약 21만톤, 제품 믹스를 감안하면 16~17만톤 수준"이라며 "현재 낮은 가동률에 대응하기 위해 라인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고, LFP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캐파 확장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은 1분기 매출 1조6054억원, 영업손실 299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등 주요 고객사로의 납품 확대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601억원 개선된 수치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1분기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규모는 1708억원으로 전분기 813억원과 비교해 약 110% 증가했습니다.
SK온은 발빠른 적자 탈출을 위해 자체적인 원가 절감 방안을 지속 마련하는 한편, 미국 내 주요 고객사로 향할 투자를 빠르게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실제로 최근 SK온은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공장 양산 시작(SoP)을 위한 설치를 마무리하고 상반기 중 가동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가동될 켄터키 1공장에서는 포드의 'F-150 라이트닝'용 배터리가 양산될 것이 유력합니다. SK온이 조지아 단독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블루오벌SK로 이관, 공동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받기 위함입니다. 최근부터는 기존 포드로 향하는 물량 생산이 일부 탄력성을 띠면서 헝가리 공장 등에서도 공동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켄터키 2공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2026년으로 예정돼 있던 가동 시기가 소폭 연기됐습니다. SK온이 수주한 닛산향 배터리 물량이 2028년 양산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시기에 맞춰 가동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규모가 큰 켄터키 1공장의 일부 라인이 설치가 되지 않은 만큼, 1공장에서 닛산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SK온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조지아주에서 짓고 있는 합작공장의 가동도 조만간 준비합니다. 2분기 말 장비 설치를 완료하고 하반기 중 샘플, 시생산 등을 거쳐 내년 양산하겠다는 목표죠. 해당 라인의 양산이 시작되면 현대차그룹이 전기차를 생산하는 앨라배마, 기아 조지아, 신공장 HMGMA 등에 납품될 것으로 에상됩니다.
테네시 공장의 경우 장비 등이 우선 반입됐으나 실제 양산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포드향 물량이 1공장과 헝가리 공장 등으로 충당되는 만큼, 급하게 가동을 앞당겨 고정비를 늘릴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단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영향이 장비 반입에도 적용되면서 우선 이를 설치하기로 판단한 것으로 관측되죠.
이와 관련해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금 흐름을 보면 추가 증설은 줄이되 예정했던 신규 공장의 라인 설치 시기는 앞당기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관세 영향은 피하면서도 타 응용처로의 전환까지 염두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미 LG에너지솔루션이 미시간 등지에서 LFP·ESS 전환 투자를 시작한 만큼, SK온과 삼성SDI 등도 유사한 흐름을 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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