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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우군’ 손정의 비전펀드, 주식 매각 이어 이사회 사임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쿠팡의 든든한 우군으로 불리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노선을 바꾸는 것일까. 최근 비전펀드측 인사가 미국 쿠팡 본사 쿠팡INC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추천으로 쿠팡 이사회에서 활동하던 리디아 제트 이사<사진>가 지난달 26일 사임 의사를 전했다.

리디아 제트 이사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쿠팡 담당 펀드 매니저다. 2016년부터 쿠팡 이사회에서 활동했다. 5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셈이다. 그 결과 김범석 의장이 포함된 미국 쿠팡 이사회는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 최대주주다. 최대주주 측 인사가 이사회에서 빠지게 되는 일은 흔치 않다. 업계에선 비전펀드가 쿠팡에 대한 성장성에 의문을 갖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9월 비전펀드는 쿠팡 주식을 2조원어치 매각을 하기도 했다. 비전펀드는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후에도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언급하며 쿠팡 잠재적 성장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후 한달여만에 보유 중이던 쿠팡 주식 중 약 10%를 매각해 주목 받은 바 있다.

한편 리디아 제트가 사임한 것은 내부자거래 가이드라인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전펀드는 9월 쿠팡 주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15억달러를 대출받았다. 이 대출 조건엔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들어오면 쿠팡 주식 등을 매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이에 따라 비전펀드가 마진콜을 받으면 쿠팡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데, 이는 미국 연방정부 내부자거래 규제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 불필요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이사회 자리에서 물러났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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