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창작 생태계와 동반성장을 강조하며, 한국에 5조6000억원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앞서 상생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29일 넷플릭스는 ‘파트너 데이’ 미디어 온라인 행사를 열고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5년간 7700억원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했고, 올해만 55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총 80여편 한국 콘텐츠를 자사 플랫폼을 통해 190개 이상 국가에 소개했으며, 이를 통해 ▲킹덤 ▲스위트홈 ▲D.P ▲오징어게임 등이 글로벌서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는 지난 5년간 7700억원 투자를 바탕으로 창출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조6000억원, 일자리 창출효과는 1만6000명으로 추산했다. 다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근거는 이날 행사에서 제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주요 한국 콘텐츠 제작 생태계에 참여하는 파트너사 ▲셀(특수부장) ▲덱스터스튜디오 DI본부(색보정) ▲라이브톤(음향) ▲웨스트월드(특수시각효과) ▲아이유노SDI그룹(더빙 및 자막)을 소개했다. 이들은 체계적 제작환경을 지원하는 넷플릭스과 협업하며 매출 신장을 이루고 한국 콘텐츠뿐 아니라 한국창작업계 저력까지 해외에 알릴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넷플릭스는 기획부터 촬영, 후반작업, 배급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함께하며, 한국 창작자 및 프로덕션 파트너와 협업한다. 넷플릭스는 촬영 현장을 관리하는 ‘피지컬 프로덕션 팀’과 후반작업을 담당하는 ‘포스팅 프로덕션 팀’을 별도 운영한다.

영향력 있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콘텐츠 위상이 높아졌고, 넷플릭스가 기여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질의응답을 배제한 일방향적 미디어 행사를 통해 넷플릭스의 한국 생태계 상생 성과만 부각한 것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국감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국회가 카카오를 필두로 ‘플랫폼 때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넷플릭스도 국감 무대 위에 선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레지날드 숀톰슨 넷플릭스코리아 대표와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 팀장을 오는 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감 일반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관련 법적 소송에서 1심 패소했다. 넷플릭스는 한국에 망 사용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국내 인터넷 생태계 참여원으로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당초 항소이유서 제출 시한은 이번달 10일까지였으나, 넷플릭스는 11월5일까지 연장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다. 국감이 종료된 후 항소에 돌입해, 국회 뭇매를 피하기 위한 조치다.

국회는 이번 국감을 통해 넷플릭스 등에 망 사용료 문제와 해외 플랫폼 종속 문제 등을 조명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제작비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판권과 지적재산권(IP), 해외유통권을 확보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에 국내 콘텐츠가 전세계에서 기대 이상으로 흥행해도, 추가적인 수익을 누릴 수 없는 구조다. 넷플릭스 콘텐츠 생산을 위한 하청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 넷플릭스는 국세청으로부터 약 800억원 세금을 추징당했으나 불복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넷플릭스 강동한 VP와 이성규 디렉터는 “한류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계신 창작자분들과 더 큰 미래를 함께 그릴 수 있어 영광”이라며 “한국 창작 생태계만이 선보일 수 있는 풍성한 감수성, 그리고 이야기가 지닌 강렬한 울림을 더 넓은 세계에 선보일 수 있도록 넷플릭스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