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韓 파운드리 호황 계속…네패스아크, 'OSAT 투자' 합류

김도현
네패스아크 공장 내부
네패스아크 공장 내부
- 韓 OSAT 업체, 중화권 대비 약세 만회 총력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낙수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방 산업 활성화로 파운드리에 이어 반도체 조립·테스트 아웃소싱(OSAT) 업체도 투자를 본격화했다. 중화권 대비 약세였던 국내 OSAT가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14일 네패스아크는 시스템온칩(SoC) 등 증설에 따른 신규 장비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금액은 995억원, 기간은 오는 2022년 6월30일까지다. 미국 테러다인과 일본 어드반테스트 등 반도체 검사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다.

네패스아크는 패키징 전문업체 네패스 자회사로 테스트 분야가 주력이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범핑 및 테스트 진행한다. 범핑은 칩 크기를 최소화하고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작업이다.

네패스아크는 충북 오창사업장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구입한 장비들이 들어선다. 삼성전자 등 고객사 주문량이 늘어나면서 투자를 결정했다. 향후 추가 투자 및 증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OSAT 분야는 대만 중국 업체가 주도했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TSMC를 필두로 UMC VIS 등의 존재로 생태계가 형성됐다. 중국은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가 2000개 내외로 확장하면서 OSAT 업체도 동반 성장했다.

메모리 위주였던 우리나라는 OSAT 역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협력사로 사업을 영위했다. 다만 양사가 전공정에 이어 후공정까지 직접 처리하면서 OSAT의 신규 수주가 줄었다. 메모리는 소품종 다량생산 체제여서 반도체 제조사가 전 과정을 전담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이 커지고 삼성전자와 DB하이텍, 키파운드리 등이 몸집을 키우면서 OSAT 업계에 다시 기회가 돌아온 추세다. 시스템반도체는 제품군이 다양해서 특정 기업이 모든 과정을 수행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팹리스 – 파운드리 – OSAT 등으로 나뉘는 이유다.

올해 네패스아크 외에도 하나마이크론 테스나 등이 투자를 단행했다.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12월30일까지 반도체 테스트 설비투자를 위해 15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매출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중이 62%까지 오르는 등 관련 분야가 성장세다. PMIC 테스트와 지문인식센서(FPS) 패키징 등이 메인이다.

테스나는 지난달 무선주파수(RF) 및 CMOS 이미지센서(CIS) 라인 증설을 위해 819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CIS 물량이 대거 늘면서 지난 2분기에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영향이다. 지난해 투자를 시작한 엘비세미콘은 올해 3월 마무리했다. 증설 규모는 580억원이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이 주력이다. CIS와 SoC 테스트도 시작했다.

투자대열의 공통점은 시스템반도체 분야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업체들은 2021년 2분기에 긍정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기간 하나마이크론은 매출(1541억원) 및 영업이익(226억원)이 각가 전년동기대비 25.5%, 140.4% 상승했다. 엘비세미콘은 매출 1216억원과 영업이익 1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4.1%와 51.9% 증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SK하이닉스 협력사인 에이팩트는 지난달 시스템반도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차량용 반도체 테스트 장비 등 구매를 위해 50억원을 쓰기로 했다. 자동차용 라디오 수신칩 및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을 테스트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수요는 지속되는 분위기”라며 “파운드리 업체가 가격을 올리고 있는데 OSAT 업체도 동조하면서 수익성을 높여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