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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와중에 외국계 IT 국내 지사장들 연쇄 물갈이 ‘주목’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IT기업의 리더십 변화가 거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재택·원격근무가 일반화되면서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외국계 IT기업의 한국 지사장 교체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 진출한 외국계 IT기업의 수장은 본사의 정한 역할에 따라 그 권한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교체 배경도 다양하다. 매출 등 경영 실적의 문제, 본사 차원의 조직개편, 일신상의 이유 등으로 국내 IT기업들보다 이직율이 높다. 다만 최근의 지사장 교체는 특별한 이유보다는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이완된 조직을 다시 추스리기위한 차원의 시도로 IT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한국IBM이다. IBM은 지난 7월, 25년 이상을 한국IBM에 몸담아온 원성식 테크놀로지 그룹 총괄 대표를 신임 지시장으로 선임했다. 사원에서 대표가 된 케이스다. 1991년 한국IBM에 입사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은 원 신임대표는 중간에 약 4년 정도 SK텔레콤에서 재직한 것을 제외하곤 IBM에서만 근무했다.

그는 취임 이후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을 통합 지원하는 ‘엔터프라이즈 디지털 플랫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2년 전 인수한 레드햇과의 협력을 통한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 확대 및 연내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GTS)의 매니지드 인프라 서비스 회사 ‘킨드릴’ 분사 앞두고 있는 등 현안이 많다.

한국IBM 이외에도 유아이패스, 뉴타닉스, 하시코프, 퓨어스토리지 등도 최근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대부분 지사장 경험이 있는 이들이 수평 이동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검증된 인사 채용을 통해 CEO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새로운 인물보단 리더십이나 영업력이 검증된 기존 인사들을 통해 조직의 안정성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RPA(업무프로세스자동화) 전문기업인 유아이패스는 박혜경 전 PTC 코리아 지사장을 신임 한국 대표로 선임했다. 커리어 대부분을 한국IBM(27년)에서 근무한 박 대표는 2016년부터 PTC 코리아의 첫 여성 지사장으로 약 5년 간 국내 사업을 이끌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산업용 사물인터넷(IoT)과 증강현실(AR)로 전환하고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AI와 접목된 RPA 영역에서 어떤 역량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글로벌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HCI) 분야의 개척자인 뉴타닉스 역시 최근 최승철 신임 지사장을 맞이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승철 전 스플렁크 코리아 지사장이 현재 뉴타닉스 한국 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약 20년 간 한국HP에서 근무한 최 신임 지사장은 2010년 인포매티카 코리아 지사장를 시작으로 테라데이타 코리아, 스플렁크 코리아 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종덕 전 뉴타닉스 코리아 지사장는 지난달 하시코프의 첫 한국 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9년 국내에 진출한 하시코프는 코드형 인프라(IaC) 솔루션 '테라폼'으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김 지사장은 스트라투스 테크놀로지 코리아와 포티넷 코리아, 블루코트 코리아, RSA 코리아 한국 지사를 이끈 ‘지사장’ 전문(?)이다. 2013년부터는 뉴타닉스 코리아의 한국 지사장으로 근무하며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이끌었다.

올플래시 스토리지 기업인 퓨어스토리지 코리아도 지난 7월 VM웨어, 마이크로소프트(MS), CA테크놀로지스, 마이크로포커스 등 외국계 IT기업에서 15년 이상 한국 지사장을 역임한 유재성 신임 지사장을 선임했다. 이밖에 그래프 데이터베이스(DB) 기업인 타이거그래프는 지난달 이은철 신임 한국 지사장을 선임했다.

올림픽 및 아시안게임 사격 금메달리스트로 잘 알려진 이은철 지사장은 사격 선수에서 IT 기업 세일즈맨으로의 전환이라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타이거그래프에 합류 전에는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기업 트레저데이터와 관계형 DB기업인 클러스트릭스, 블록체인 솔루션 개발사 비트퓨리의 한국지사장을 지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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