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스닥에 상장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 플래티어가 장중 내내 상한가를 유지했다. 시가총액은 공모가 대비 160% 높은 2365억원이다.
12일 플래티어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2배(따)의 시초가를 형성, 상한가(상)을 기록하는 ‘따상’에 성공했다. 저가는 시초가인 2만2000원으로, 장중 내내 상한가인 2만8600원을 유지했다.
플래티어는 상장 이전부터 주목을 끈 기업이다.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2498.8대 1로, 역대 6위의 경쟁률을 달성했다. 이때 모인 청약증거금은 6조1846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IPO 대어’로 불린 크래프톤의 5조358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플래티어의 공모가는 1만1000원이다. 공모희망밴드 8500원~1만원을 초과한 금액인데, 따상으로 인해 공모에 참여한 이들은 하루 만에 160%의 수익을 얻게 됐다.
주가가 한껏 치솟음에 따라 적정가에 대한 논란도 생겨났다. 플래티어의 작년 매출액, 당기순이익은 각각 393억원, 26억원이다. 작년 당기순이익과 12일 종가 2만8600원을 바탕으로 주가수익비율(PER)을 계산하면 90.43배다. (PER=주가÷(순이익÷상장주식수))
플래티어는 상장 과정에서 일회용 비용으로 전환상환우선주(RCPS) 평가손실 9억여원이 발생했다. 상장 당시 주당 평가가액을 산출할 때는 이 금액을 순이익에 더한 36억원을 기준으로 산정했는데, 이 경우의 PER는 66.9배가량이다.
양쪽 모두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높은 수치다. 플래티어가 상장 때 유사회사로 선정한 것은 핸디소프트, 코리아센터인데, 12일 종가 기준 핸디소프트는 24.99배, 코리아센터는 41.7배다. 실제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비슷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카페24와는 비슷하다. 카페24의 12일 종가는 4만150원으로, PER는 88.32배다.
또 최근에는 단순히 PER로 기업가치를 산정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해당 사업의 전체 시장 규모에 기업의 예상 시장 점유율을 곱한 후 시가총액에 대입하는 ‘주가꿈비율(Price to Dream Ratio, PDR)’과 같은 지표도 등장했다.
플래티어의 사업 영역은 코로나19 이후 화두로 떠오른 디지털 전환에 부합한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급격히 커지는 가운데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사이트, 애플리케이션(앱)을 구축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플래티어는 대기업 디지털 플랫폼 구축 분야서 여러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온라인 판매 플랫폼 ‘클릭 투 바이(Click to Buy)’나 한국타이어의 ‘T스테이션’, 롯데의 ‘롯데온’ 등이 플래티어의 결과물이다.
PDR과 같은 경우 시장이 커질수록, 또 해당 시장에서 기업의 점유율이 높을수록 기업가치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한때 기업가치 100조원을 달성했던 쿠팡이나 상장 직후 국내 최대 금융기업으로 급부상한 카카오뱅크가 대표적 예다.
플래티어의 12일 장중 거래량은 43만2517주에 그쳤다. 2498.8대 1이라는 높은 일반청약 경쟁률과 낮은 거래량을 감안하면 높은 인기에 비해 플래티어의 주식을 매수한 일반 투자자는 극히 일부분이다.
11일 상장한 원티드랩은 따상 이후 12일 8.79% 하락한 8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직후 단기 과열로 인한 주가 상승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만큼, 매수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