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는 개발자다] “자율주행시대 내비게이션 선점할 것” 맵퍼스의 이유 있는 자신감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내비게이션 시장은 세 번째 기술 변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발을 내딛었고, 경쟁사는 따라오고 싶어도 따라오지 못할 겁니다.”

이제는 일상이 된 내비게이션. 지도를 보여주고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사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지금까지 내비게이션은 두 차례의 기술적 진보를 이뤄왔다. 과거 2D 지도가 3D로 진화를 했고,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서비스가 보편화 됐다. 이제 내비게이션은 3차 변혁을 앞두고 있다. 자율주행 시대의 핵심이 될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Lane level Navigation)이 바로 그것이다.

티맵과 카카오내비에 이어 국내 3위 내비게이션 ‘아틀란’을 운영하는 맵퍼스는 이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말 출시한 ‘추천차선 안내’ 서비스는 이 기술의 전단계라고 볼 수 있다.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오기 전, 내비게이션이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서비스다.

추천차선 안내 서비스는 내비게이션 경로 상에서 운전자가 가야할 길을 ‘차선’ 단위로 안내해준다. 언제 차선을 변경해야 하는지, 어떤 차선으로 주행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식이다. 가장 적합한 차선을 추천해줄 뿐만 아니라, 가면 안 되는 주의 차선을 보여주고, 고속도로 톨게이트에 진입할 때도 적절한 하이패스를 추천해준다. 초보자나 초행길 운전자라면 훨씬 편하게 운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비스 개발을 총괄한 맵퍼스의 김진현 선행개발본부장은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추천차선 안내를 상용화한 것은 맵퍼스가 처음”이라며 “지구상에 없던 개념을 시도한 것인 만큼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금도 정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2007년 맵퍼스에 합류해 현재 회사의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추천차선 안내는 출시와 동시에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 서비스 업데이트 후 5일간 아틀란 앱 다운로드 수는 전보다 39% 증가했다. 김 본부장은 “아틀란이 티맵이나 카카오내비에 비해 점유율이 낮은 것은 사실인데, 추천차선 안내를 도입한 후 사용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처음에는 낯설 수 있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추천차선 안내는 단순히 이용자들의 편리함만 보고 개발된 것이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자율주행 시대 핵심 기술이 될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을 위한 준비단계다. 김 본부장은 “지금의 추천차선 안내 서비스는 맵퍼스가 가진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만약 운전차량의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까지 더해진다면 완전한 의미의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도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에 앞서 차세대 내비게이션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전 세계 차량용 내비게이션 업계 1위인 네덜란드 기업 톰톰(TomTom)은 차선단위 내비게이션 개발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 역시 5G 통신과 AI 알고리즘을 결합한 차선단위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인 바 있다.

맵퍼스는 현재 개발 중인 AI 기반의 차선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자동화 기술과 카메라를 이용한 차선 위치 인식 기술을 개발하게 되면 차량의 현재 위치를 기반으로 한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차선단위 안내 내비게이션 기술을 기반으로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음성안내 기술 고도화와 증강현실(AR)을 적용한 길안내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티맵과 카카오내비 등 대기업 내비게이션 서비스와 경쟁해야 하는 맵퍼스지만, 이러한 고정밀지도(HD맵) 데이터 기반 내비게이션 기술력에서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회사는 자신한다. 김 본부장은 “저희가 가는 길이 맞느냐 틀리느냐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발을 내딛었기 때문에 계속 진도를 낼 것이고, 다른 유명 내비게이션 업체들이 우리를 따라오지 못하도록 격차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하영
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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