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

공공 클라우드 전환 본격화, SaaS 업계 기대감 커졌지만…

백지영
-7월31일 기준 28개 SaaS 제품 활용 가능,
올해 약 37억원 예산 투입
-금액 기준으로는 크지 않아, IaaS 시너지 커질 전망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정부가 2025년까지 8600억원을 투입해 공공 시스템을 클라우드 환경으로 전면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활용이 강조되면서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클라우드 전환·통합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5년 동안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운영 중인 정보시스템 1만9개를 클라우드로 전면 전환·통합할 계획이다.

정부는 1만9개 시스템 대상 전환 계획을 조사한 결과,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의 절반에 가까운 46%의 시스템이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시 공공 업무시스템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대체할 수 있는 경우, 민간 SaaS를 우선 활용하도록 해 관련업계의 공공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클라우드 인프라(IaaS)로의 전환에 예산이 집중되다보니 실제 SaaS 기업의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공공 분야 레퍼런스를 확보해 향후 민간 및 글로벌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미 정부는 SaaS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활약 중인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분야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만큼 시장 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SaaS의 경우 아직 틈새시장이 많이 남아있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유리하다.

때문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일찌감치 SaaS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는 ‘글로벌 SaaS 육성 프로젝트(GSIP)’를 진행해 왔으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산하 SaaS추진협의회도 지난 6월 출범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행안부 역시 올해 ‘2021 행정·공공기관 민간 클라우드(SaaS) 선도이용 지원사업’을 통해 행정·공공기관에 SaaS 초기 이용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 지난 6월 이용료 지원 대상으로 87개 기관의 109개 서비스를 선정했으며 현재 추가 수요를 접수받고 있다.

현재 행정·공공기관에 공급 가능한 SaaS 제품은 2021년 7월 31일 기준 총 28개다. 디지털서비스에 등록됐거나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받은 제품이 그 대상이다. 현재까지 CSAP를 받은 SaaS 서비스는 총 24개지만, 가장 최근에 인증을 획득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카카오워크 공공기관용’와 NHN의 ‘파스-타(PaaS-TA)’는 포함되지 않았다.

향후 참여 신청을 하면 이용이 가능하다. 또, 인증은 하나로 받았지만 두드림시스템(이젠터치, 이젠토치), 마이다스인(채용, 인사관리)의 솔루션이 각각 2개로 나눠졌다. 이밖에 퍼블릭 클라우드가 아닌 설치형 제품이지만 디지털 서비스(융합부문)에 등록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AI 챗봇 카카오i 커넥트톡’과 지케스의 ‘M.클라우드 지능형 관제서비스’도 28개 대상 서비스에 포함됐다.
행정·공공기관 SaaS 선도이용 지원사업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
행정·공공기관 SaaS 선도이용 지원사업에서 이용 가능한 서비스
당장은 CSAP 인증을 받은 SaaS 기업에 기회가 늘어날 전망이다. 행안부는 “아직 이용 가능한 민간 SaaS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공공의 수요를 바탕으로 공동 활용이 가능한 업무를 선별하고 개발을 지원해 선제적으로 공공부문에서 이용할 수 있는 SaaS를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행정·공공기관 민간 SaaS 선도이용 지원 사업을 통해 투입된 비용은 약 37억원이며 이미 60개 공공기관이 서비스를 신청해서 이용 중이거나 이용 준비 중이다.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이나 서비스 세팅 등이 필요한 경우에 따라 2~3개월 뒤에 이용 개시가 되는 기관도 있다. 현재 행안부는 기관당 SaaS 이용에 약 50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SaaS 이용료는 크지 않아 실질적인 수혜는 IaaS 기업에 돌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SaaS 보다는 IaaS와 같은 인프라 관련 지출이 공공 클라우드 전환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용이 큰데다가, SaaS 역시 CSAP 인증을 받은 IaaS에서 구동되기 때문이다.

실제 설치형 제품을 제외한 26개 SaaS 가운데 12개는 네이버 클라우드, 9개는 KT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제공된다. SaaS 사용이 늘어날수록 IaaS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매출 시너지도 예상된다.

현재 CASP 인증을 받은 IaaS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 KT를 비롯해 가비아, NHN, 스마일서브, 삼성SDS, 더존비즈온, LG헬로비전 등 8개다. 당초 인증을 받았던 LG CNS와 코스콤은 최근 IaaS 인증을 취소했다. 국가안보, 수사·재판, 내부업무 등 행정기관의 중요정보와 외부 데이터센터를 통해 처리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공공기관 민감정보 관련 시스템을 제외하곤 민간클라우드센터 대상이기 때문에 이들 8개 기업의 수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행안부는 당장 올해 클라우드 전환 계획에 따라 50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30개 정보시스템(서버는 2735대)를 클라우드로 전환한다. 다만 올해 민간 클라우드센터로의 이전 비율은 4.2%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2년차인 2022년에는 27.9%, 2023년엔 32.2%, 2024년엔 37%, 2025년엔 46%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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