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인텔이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 강화를 이어간다. 자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퀄컴과 협력도 예상된다.
16일(현지시각)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은 미국 CNBC가 주최한 ‘이볼브 컨퍼런스’에서 “올해 안으로 미국 또는 유럽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3월 ‘종합반도체기업(IDM) 2.0’ 비전을 공개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그동안 제조 조직 중 하나였던 파운드리팀을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당시 겔싱어 CEO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달러(약 22조4300억원)를 들여 2개 공장을 짓겠다고 언급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출신 임원을 연이어 영입하기도 했다. 이번 추가 신설 예고도 파운드리 몸집 키우기의 일환이다.
이날 겔싱어 CEO는 “세계는 디지털화하고 있다. 모든 디지털 기기에는 반도체가 필요하다. 향후 10년 동안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인텔의 시설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유럽에 반도체 공장 설립을 위한 80억유로(약 10조7500억원) 규모 보조금을 요청하기도 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도 이번 행사 패널도 참여했다. 그는 “미국 반도체 산업이 ‘온쇼어링(on-shoring)’으로 탄력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퀄컴에도 이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퀄컴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 칩 등을 설계하는 업체다. AP는 시장 1위다. 그동안 생산은 TSMC와 삼성전자 등에 위탁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협력사 다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처리장치(CPU)가 메인인 인텔과 퀄컴은 주력 분야가 겹치지 않는다. 이는 양사 간 협업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반도체 생산거점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옮기려는 미국 정부 기조도 인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편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미국 내 반도체 생산량은 전 세계 12% 내외다. 미국은 인텔을 비롯해 TSMC 삼성전자 등 공장 유치를 통해 자국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