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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붙는 '페이퍼리스', 기업 ESG 경영 타고 확산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공공기관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페이퍼리스’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언택트) 문화 확산이 빌미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퍼리스의 중심에는 전자문서가 있다. 전자문서란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해 전자적 형태로 작성·변환되거나 송신·수신되는 정보를 뜻한다. PC 및 스마트폰 등에서 열람할 수 있는 디지털 문서파일을 비롯해 휴대폰 문자메시지, 이메일, 카카오톡 대화 등도 전자문서로 분류된다.

작년 12월 시행된 개정전자문서법은 이와 같은 전자문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경우 종이문서와 동일한 효력을 발휘토록 했다. 또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할 경우 별도의 종이문서를 보관하지 않도록 했는데, 과거 계약서 등 중요한 서류는 종이문서로 작성·보관하던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장치한 것이다.

전자문서를 활용한 페이퍼리스 전환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금융 및 보험업권이다.

금융과 보험은 내부 결재뿐만 아니라 고객 대상의 대출이나 보험 가입 등 과정에서 종이를 활용하는 업종이다. 많은 종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페이퍼리스로 전환하는 데 따른 이익도 크다. 금융권 1호 공인전자문서센터 ‘데이터리움’을 운영 중인 하나금융TI가 대표적인 사례다.

다수 금융·보험사들이 전자문서법 시행에 발맞춰 ESG 경영의 일환으로 페이퍼리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내부에서의 결재서류뿐만 아니라 영업점의 창구 직원이 종이문서 대신 태블릿PC에 저장돼 있는 전자문서를 제시하는 등 전 분야의 디지털화를 추구하는 추세다.

포시에스와 같은 전자문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2020년7월~2021년3월, 1~3분기 기준 포시에스의 전자문서 부문 매출은 59억8000만원가량으로, 전년대비 85.5%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서의 성장이다.

기존의 종이문서를 전자문서로 전환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자문서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모바일 전자고지 시장이다. 카카오페이, KT, 네이버 등 공인전자문서중계자는 전자문서 유통 솔루션 기업 포뎁스 등과 협력해 종이고지서 대신 전자고지서를 보내는 형태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에 발맞춘 신사업 추진과 ESG 경영을 한데 묶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융합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 중인 정부에서도 법 개정 및 후속조치 등으로 페이퍼리스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페이퍼리스가 디지털·그린 양쪽 모두에 해당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효율적인 전자문서 활용 및 관리를 돕기 위해 페이퍼리스 촉진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등 제도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KISA는 중소기업을 위한 전자문서관리 안내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작성하는 출입명부를 QR코드 기반의 전자출입명부로 바꾼 것은 페이퍼리스의 대표적인 순기능 중 하나로 꼽힌다. 종이고지서나 영수증 등을 디저털화하는 모바일 전자고지·전자영수증 등도 주목받는 분야다.

한편 급격한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디지털 소외계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QR코드를 찍는 전자출입명부가 편하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종이에 전화번호(혹은 개인안심번호)를 적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여기서 발생할 수 있는 간극을 줄이는 것은 숙제로 남는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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