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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정 없는 5G 중저가 요금제 내놓는 통신3사 “왜?”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3사가 기존 요금제보다 30% 저렴한 약정 없는 온라인 전용 월 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모두 내놓았다.

시작은 SK텔레콤이다. 유보신고제 첫 사례로 주목을 받았고, 국회 여당에서 통신비 절감방안으로 환영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표현했다. 이어 LG유플러스와 KT도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아직 유의미한 가입자 증가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다양한 요금제 신설 차원에서 의미 있는 시도라는 점은 명확하다. 그러나, 고객을 유인하는 히트상품으로 부상할 정도의 매력 요인은 아직 부족하다.

온라인 전용 5G 요금제 타깃은 약정이나 결합에 묶이지 않으면서도 비대면 소비에 익숙한 1인가구, 2030세대다. 이 중 자급제 단말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30% 저렴한 통신상품을 제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프리미엄 5G 단말을 자급제로 구입해 LTE 알뜰폰 무제한 요금제를 사용하는 트렌드를 이끄는 층이기도 하다. 약정과 결합 없이 저렴한 통신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알뜰폰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이폰12’ ‘갤럭시S21’ 시리즈 중심으로 자급제 단말 판매가 확대되고 있으며, 동시에 알뜰폰 번호이동 순증은 역대 최고 규모인 5만건 이상을 돌파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가 대용량 LTE 데이터를 내거는 프로모션을 앞다퉈 내놓으며 2030세대를 공략하는 이유다.

이에 약정‧결합혜택이 필요 없고 알뜰폰이 아닌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고객으로 타깃층이 좁혀질 수밖에 없다. 특히, LTE가 아닌 5G 서비스를 사용하고 싶은 고객에게 유리하다. 또한, 신규가입과 기기변경 때만 가입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자급제 단말을 구매한 이용자에 해당된다.

25% 선택약정할인과 비교했을 때 5% 가격혜택이 더 부여됐지만, 가족 및 인터넷 결합 등으로 할인을 받는 고객이라면 온라인 요금제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통신3사도 이러한 상황을 모르지 않다. 그럼에도 통신사가 3만원대 5G 중저가 요금제를 정규 요금제가 아닌 온라인 전용 요금제로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2019년 4월 5G 세계최초 상용화 이후 통신3사는 줄곧 정부와 국회로부터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요구받았다. 상용화 이후 약 7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장관은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4만원대 이하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검토를 당부한 바 있다.

아직 5G 전국망을 구축하는 단계라, 투자비용이 더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 통신사는 난감하다는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함께 국회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통신3사를 향해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5G 요금제 인하를 요청했다. 특히,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5G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제안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를 필두로 통신업계는 기업가치 제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더군다나 최대규모 주파수 재할당을 받기 위해 내년까지 총 12만국 5G 기지국 투자까지 해야 한다. 실적은 기업가치 판단의 중요 지표 중 하나다. 비용이 늘어날수록 영업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월 3만원대 5G 요금제에 가입자가 몰린다면, 시장 기대보다 낮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 머무르게 된다.

여러 복합적 요소로 월 3만원대 5G 정규 요금제 편성은 통신3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부분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요금제는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규 요금제 편성 전 시장 반응을 살피는 테스터 역할을 기대하며, 정부와 국회의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에 화답해 시간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기에도 용이하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통신3사가 5G 정규요금제 개편을 미룰 수는 없다. SK텔레콤은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신고하며, 일반 요금제에도 5G 중저가 요금제 신설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5G 상용화 2년에 접어드는 상황인 만큼 조만간 정규 요금제에 월 3~4만원대 중저가요금제를 편성하고, 소비자에게 필요한 20~30GB 데이터 구간을 포함한 다양한 요금제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5G 가입자 1300만명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LTE 저가 가입자의 5G 전환을 꾀할 수 있는 요금제 요인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체 5G 가입자가 커져야 ARPU 증가에도 긍정적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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