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연초부터 에어컨 대전 막이 올랐다. 가전 업체들은 맞춤형 가전 트렌드에 맞 디자인·색상을 강조한 신제품을 내세운다. ‘집콕’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판매가 부진했던 에어컨 시장이 다시 회복될지 주목된다.
21일 가전 업계는 일찌감치 에어컨 신제품을 출시하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에어컨은 대표적인 계절가전이지만 한겨울 신제품을 출시하고 각종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여름철 집중 구매 시기 설치 수요를 분산하면서 작년 재고도 함께 판매하기 위해서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전체 에어컨 판매 중 1분기 비중은 2018년 이후 3년 연속 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북극발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한 만큼 여름엔 폭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냉장고·세탁기 등 가전 교체 수요가 증가한 상황. 이에 따라 올해 에어컨 시장의 핵심 키워드 역시 ‘디자인’이다. 업계에 따르면 긴 장마 등 영향받은 지난해 국내 에어컨 시장은 전년 대비 약 20%가량 줄어든 200만대 규모로 파악된다. 그러나 에어컨이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실내생활 증가 등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올해는 25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에 색을 입힌 제품이 출시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삼성전자·LG전자 등이 디자인을 바꾸거나 색상을 추가하는 등 올해 트렌드는 확실히 외관에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무풍갤러리’ 신제품을, 지난 5일 ‘비스포크 무풍클래식’을 선보였다. 무풍갤러리는 전면부에 V자 무늬의 메탈 패널을 적용, 하단부 패널은 10가지 색상 중 고를 수 있다. 무풍클래식 본체는 하얀색이지만 원형 송풍구 패널을 핑크·블루 등 총 5가지 색상 중 선택 가능하다.
LG전자는 지난달 ‘휘센 타워’ 디자인을 6년 만에 전면 개편했다. 2개 긴 직사각형 모양 송풍구를 원형으로 바꾸고 실내 분위기 연출을 위해 세가지 색 온도를 표현하는 간접조명을 더했다. 본체 색상은 하얀색 외에도 로즈·베이지 등 고를 수 있다.
중견 업체들 신제품도 올해 큰 변화를 줬다. 위니아딤채는 총 8가지 색상을 입힌 ‘웨이브 에어컨’ 신제품을 내놨다. 은은한 분위기를 제공하는 색상을 본체로 택한 삼성·LG전자와 달리 웨이브 에어컨은 파랑·빨강·초록 등 파격적인 색상을 도입했다. 캐리어에어컨도 새로운 외관 디자인을 적용한 에어로18단 에어컨을 이달 출시했다. 4가지 색상이 적용돼 공간에 따라 어울리는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각 제조업체 포함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 가전유통업체는 에어컨 교체 수요 선점을 위해 각종 프로모션에 돌입한 상황이다. 신형 모델을 구매하면 사은품 및 추가 포인트를 제공한다. 동시에 지난해 출시된 2020년형 에어컨 할인 행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예상 대비 에어컨 판매량이 저조했던 만큼 재고판매에도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과 본연 기능을 중시하는 소비자도 있어 디자인을 이유로 구형 모델 구매를 기피하는 현상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에어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해도 결국 날씨가 더워야 팔렸던 것처럼 폭염이 오면 신·구형 디자인 상관없이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