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창문형 에어컨, 에어컨 주류 편입 가능할까

이안나
- 일반 에어컨 불가능한 곳에 설치… 수요층 달라 기존 시장 영향 없어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올해 여름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가전 중 하나는 창문형 에어컨이다. 지난해 파세코가 선점하고 있던 이 시장은 올해 오텍캐리어·귀뚜라미·신일전자 등 중견·중소기업들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커지면 일반 에어컨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게 될까. 업계에선 두 시장의 수요층이 전혀 달라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8일 가전·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한 각 기업들은 올해 6월 집중적으로 판매량이 증가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6월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316%나 성장했다. 전년과 비교해 제품을 출시하는 경쟁사들이 많아지고 이른 더위가 찾아왔던 영향이다. 더위가 주춤한 7월 판매량은 전월대비 30% 감소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선 23% 증가했다.

캐리어에어컨을 제조하는 오텍캐리어는 올해 5월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뛰어들었다. 출시 25일만에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서자 6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갖춘 ‘캐리어 에코 인버터 창문형 에어컨’을 추가 출시했다. 두 제품의 전체 판매량은 6월 말 누적 기준 약 2만5000대가 판매됐다. 귀뚜라미 역시 출시 한 달만에 1만대 돌파를, 파세코는 지난달 창문형 에어컨 출시 1년 만에 누적 생산량 10만대를 기록했다.

창문형 에어컨 판매가 급증했다 하더라도 일반 에어컨(스탠드·벽걸이형) 시장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창문형 에어컨 수요는 1인 가구나 에어컨 설치를 못하는 장소에 설치하기 때문에 일반 에어컨 대체재가 아닌 별도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실제 창문형 에어컨 소비자들은 원룸에 살면서 설치 간편한 이유로 찾거나, 일반 에어컨이 있더라도 실외기와 거리가 먼 서재·아이방 등에 보조 에어컨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텍캐리어·파세코 관계자 등은 “창문형 에어컨 판매가 늘었어도 일반 에어컨 판매량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창문형 에어컨 판매규모가 전체 에어컨 시장에 비해 극히 일부분이라 영향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관련업체들은 올해 경쟁사들이 갑자기 증가한 만큼 기준이 모호해 국내 시장규모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일반 에어컨 시장규모는 250만대 정도인 반면 창문형에어컨은 10만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고 300~500만원대인 일반 에어컨과 달리 창문형에어컨은 40~60만원대이다보니 유통채널에선 수익면에서 매력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창문형 에어컨 판매 경로는 주로 홈쇼핑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전자랜드 등은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해서 판매를 하고 있지만 종류가 제한적이고 일반 에어컨에 비해 수익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력 상품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이 진출한다면 상황이 달라질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계획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업체들은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파세코 관계자는 “대기업이 진출한다면 창문형 에어컨 시장 자체를 키울 수 있고, 우후죽순 생기는 신생 브랜드 중 경쟁력 없는 건 정리되는 측면도 있어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원조 브랜드로서 대기업 진출을 나쁘게 보고 있진 않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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