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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반등하자 中 OLED 투자 멈췄다…韓 장비업계 ‘울상’

김도현
- BOE·CSOT 등 OLED 전환 속도 조절…신규 수주 전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탈(脫)액정표시장치(LCD) 현상이 주춤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중국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가 지연된 탓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올해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관계자는 “지금쯤이면 중국 고객사의 주문이 이어질 시점인데 상세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LCD 시장이 살아나면서 기존 공장 가동에 초점을 맞추고 OLED 전환은 늦추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LCD는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규모를 줄이고 퀀텀닷(QD) 또는 OLED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중국 업체들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OLED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이는 국내 장비업체에 긍정적이었다. 한국 고객사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중국발 수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인베니아 영우디에스피 비아트론 AP시스템 디바이스이엔지 등은 중국 업체들과 연이어 장비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상황이 변했다. 비대면(언택트) 생활 확산으로 TV, PC 등 판매가 늘면서 LCD 몸값이 반등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월 TV용 3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6월 대비 94.3% 올랐다. 43~65인치 등도 35~65% 가량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최소 1분기까지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는 중국 업체의 장비 주문이 급격히 줄었다. 올해 1~2월에는 추가 계약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수주받은 물량이 있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매출이 나쁘지 않겠지만 내년 실적이 문제”라면서 “당분간 LCD 상승세가 이어질 만큼 대형 계약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BOE와 CSOT는 지난해 각각 CEC판다와 삼성디스플레이 LCD 팹을 인수하면서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BOE는 2조원 내외, CSOT는 1조3000억원을 투자했지만 기존 공장을 이어받는 차원인 만큼 별도 장비 주문은 없다. 이는 장비업계에 부정적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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