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유럽으로 간다”…韓 배터리 소재 업체 연쇄 이동

김도현
- 고객사 따라 연이어 유럽 생산거점 구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주요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유럽으로 관련 업체가 모여들고 있다. 완성차업체는 물론 배터리 제조사에 이어 소재 업체까지 유럽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협력사들의 유럽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양극재, 동박, 분리막 등 핵심소재를 담당하는 업체가 대상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는 양극재 등을 공급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로 원가의 30~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공장이 세워지면 해외 첫 생산기지다. 부지는 검토 중으로 헝가리가 유력하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코마롬 1~2공장에 이어 이반차에 3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SDI는 헝가리 괴드 1공장 라인을 추가 중이며 2공장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에코프로비엠의 주요 고객사다.

같은 이유로 일진머티리얼즈도 헝가리로 향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구리를 얇게 만든 막인 동박을 만든다. 동박은 배터리 소재 음극재 원료다. 이미 헝가리 괴돌레에 부지 2만평을 확보했다. 삼성SDI 괴드 공장과 약 20킬로미터(km)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올해부터 150억원 내외가 투입될 예정이다.

경쟁사 솔루스첨단소재는 헝가리 터터바녀에 1공장을 가동 중이다. 연산 1만5000톤 규모 2공장 증설 투자도 예고한 상태다.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최종 품질 승인을 획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헝가리 인근 국가인 폴란드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폴란드 증설 작업이 한창인 만큼 솔루스첨단소재에는 기회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투자를 확정한 동박업체 SK넥실리스도 추가 해외공장 후보지로 유럽을 검토하고 있다.

양극재와 음극재 등을 납품하는 포스코케미칼도 유럽행에 동참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1조2735억원 중 일부를 유럽 현지에 투입할 방침이다. 최대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는 물론 협업 가능성이 커진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가 유력하다.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에 사활을 건 만큼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란드 실롱스크에 분리막 공장을 증설한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의 물리적 접촉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미 올해 3분기 양산을 목표로 공장이 세워지고 있다. 두 공장이 동시 가동되면 총 6.8제곱미터(㎡) 생산능력을 갖춘다.

양극박을 만드는 롯데알미늄은 지난해 4월 헝가리 터터바녀 공장을 착공했다. 양극박은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집전체에 사용도는 알루미늄박이다. 투자금액 1100억원, 부지 규모 6만㎡다.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생산능력은 1만8000톤 수준이다.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점차 확대될 만큼 배터리 제조사와 협력사가 유럽으로 향하는 일이 많아질 전망”이라며 “유럽은 중국, 미국 등과 배터리 업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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