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사업 광폭행보를 이어가는 SK이노베이션이 ‘빅딜’을 앞두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전망이다. 당초 가능성이 컸던 삼성SDI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기차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 3차 물량 일부를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한다.
E-GMP는 현대차가 2021년부터 도입하는 전기차 전용 디자인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브랜드의 전기차를 생산한다. 모델별 특성에 맞는 배터리 공급사를 선정하고 있다.
1차와 2차는 각각 아이오닉5(준중형 SUV), 아이오닉6(중형 세단) 위주다. 1차분은 SK이노베이션이 올해부터, 2차분은 LG화학과 중국 CATL이 2022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한다. 각각 계약 규모는 10조원, 16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아이오닉5의 경우 오는 3월 유럽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3차는 ‘아이오닉7’ 배터리를 담당하는 셈이다. 1~2차분보다 많은 20조원 규모다. 지난해 9월 입찰에는 국내 배터리 3사는 물론 중국 CATL, AESC 등도 참여했다.
이 가운데 삼성SDI가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 간 교류가 있었던 만큼 그룹 간 거래가 유력해보였다. 실제로 1~2차와 달리 3차 물량 배터리팩을 개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기존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파우치형 배터리 주력인 반면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가 메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SDI는 현대차 공급망 진입에 실패한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보다 호환이 잘 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1차 물량을 확보한 SK이노베이션은 3차에서 다시 현대차의 선택을 받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NCM9½½(니켈 90% 코발트 5% 망간 5%) 배터리를 앞세워 수주에 성공했다. 양 그룹 경영진은 지난해 7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회동하면서 전기차 동맹을 강화하기도 했다.
다만 1~2차 대비 물량이 증가한 만큼 경쟁사와 물량을 나눌 전망이다. 이날 현대차는 ‘3차 배터리 공급사는 복수 업체로 설정한다.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추가 후보로는 LG에너지솔루션과 CATL이 꼽힌다. 현대차는 이미 계약을 맺은 업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